팬톤에서 발표한 2021년을 대표할 트렌드 컬러로 일루미네이팅과 얼티밋 그레이를 뽑았다고 한다. 쉽게 말해 노랑과 회색계열에 속하는 색이다. 공교롭게도 도란 작가의 『아이 없는 어른도 꽤 괜찮습니다』의 표지에는 노랑과 회색의 원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분명 책 출간일은 11월 말인데 팬톤이 올해의 컬러를 조금 일찍 발표한 걸까? 아니면 디자이너의 소름끼치는 선구안이 반영된 결과인걸까? 아무튼 나는 지난 활동에 이어 연속으로 지콜론북의 서포터즈를 맡게 되었다. 7번째로 모집한 서포터즈에 이전과 다르게 지단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하는데 지단에서 계란 지단이 연상되고 계란 지단은 노란색이고.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시작부터 왠지 생기가 넘친다. 이번 활동부터 달라진 지점이 많이 보인다. 일단 우리에게 이름이 생겼고 또 지단 통신이라는 작가와 편집자, 디자이너의 레터가 동봉되어 온다. 가정통신문이 연상된다. 지난 활동에 이어 명함도 만들어 주셨다. 참 귀여우신 분들. 우스갯소리로 레터가 가정통신문 같다고 했는데 이번 책의 만듦새가 상당히 교과서적이다. 군더더기가 없는데 교육적으로 보이기까지 한 달까? 아이 없이 사는 부부, 소위 딩크족을 결심하게 된 배경, 그로 인해 감당해야 했던 주변의 반응과 가부장적 사회에 대해 조목조목 파헤치고 반박하는 작가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넓게는 딩크로 사는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결혼에 대해서도 아이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은 여태 없었지만 그보다 정상가족의 범주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출산율 운운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아주 불만이 많았던 나다. 무엇보다 작가는 아이를 낳지 않는 것, 혹은 낳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부부에게 아이문제로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온갖 간섭을 한다니 새삼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