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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의 시대
  • 김용규
  • 22,320원 (10%1,240)
  • 2020-06-25
  • : 1,338

2014년에 출간된 『생각의 시대』 표지를 보고 놀랐다. 윤리 공부를 열심히 하던 고등학생 시절에 철학과에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교보문고에서 철학, 인문학, 심리학 분야를 돌아다닐 때 눈여겨 본 책이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초판은 4차 산업혁명의 열풍이 불기 이전에 나와 다소 때 이른 감이 있었”다며 “이 책의 효용은 이제 막 시작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어갈수록 더욱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이제와 읽어보니 과연 그러했다. 비록 대학은 독어독문학과로 진학했지만 외국어를 배우면서 학업의 방향을 잡아가던 과정에서 생긴 고민의 주체가 이 책에 담겨있었다. 불과 2,3년 전의 나에게 이 책을 쥐어줬더라면 머리가 조금은 덜 아팠을지도 모른다.

 

작가는 지식의 시대를 지나 생각의 시대가 도래 했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책은 ‘지식의 기원(1부)’, ‘생각의 기원(2부)’을 따라가다 다섯 가지 ‘생각의 도구(3부)’를 설명한다. 1부에서는 지식과 생각, 생각과 사고, 생각과 의식의 개념을 정리하면서 시작한다. 무엇보다 그는 언어가 사고에 미치는 영향력을 책 전체에 걸쳐 강조하며 인지신경과학자인 매리언 울프의 『책 읽는 뇌』의 일부분을 소개하기도 한다. 2부는 ‘뇌는 하늘보다 넓어라’로 시작하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인용하며 시작한다. 이 작품으로 인해 이야기(픽션)가 인지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실험결과와 첫 번째 생각의 도구가 ‘메타포라(은유)’인 점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3부의 생각의 도구에는 은유를 비롯해 ‘아르케(원리)’, ‘로고스(문장)’, ‘아리스모스(수)’, ‘레토리케(수사)’가 있는데 크게 언어와 수에 해당하는 조합으로 보인다. 특히나 이 도구들로 인해 뇌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리스모스(수)’를 설명한 장에서는 피타고라스 스타일의 수학에 대해 풀어놓은 부분이 있다. “수학을 오늘날과 같은 분과 학문이 아니라 다른 여러 학문, 예술들과 연결하여 하나의 통합 학문으로 만들었다.”, “요컨대 피타고라스는 수에 의미를 부여해 수학을 ‘철학화’했다. 그에게는 수학이 철학이고 철학이 곧 수학이다.” 사실 나는 언어를 공부하면서 수학을 복수전공으로 택했다. 수학이 과학의 또 다른 언어일 뿐이라 생각했으니까. 그가 언어와 사고의 상호작용과 수학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장장 500쪽이 넘게 기술한 페이지들을 넘기며 나는 나의 지난 대학생활도 함께 반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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