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런 곳에 살고 싶다
러블리쏘 2023/07/23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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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카바소 셰어하우스입니다
- 하타노 도모미
- 14,400원 (10%↓
800) - 2023-07-10
: 220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에 이은 또 다른 따뜻한 느낌의 감성적 힐링 일본소설. 와카바소 셰어하우스는 40대 이상의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이다. 주인공 미치루를 중심으로 셰어하우스 관리인 도키코, 약국에 다니는 마사코, 커리어 우먼 마유미, 유명 작가 치나미 그리고 후에 들어온 사치코까지. 셰어하우스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우리 모두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코로나 팬데믹, 결혼, 고령화, 직장에서의 유리천장, 한 때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프리터 등 많은 이들이 공감할 사회적 이슈를 따뜻하게 풀어내었다.
주인공 미치루는 40세가 되도록 ‘아네모네’라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식당도 정상적인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높은 월세 등을 고민하다 와카바소라는 “새싹의 집”이라는 뜻의 셰어하우스에 입주한다. 아네모네 단골 손님인 마루야마씨에게 호감이 있고, 그도 호감이 있는 것 같지만 좀 더 젊었을 때와는 다르게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게 두렵기만 하다.
이 책에서는 불과 1년 전까지만해도 심각했었던 코로나 팬데믹의 모습을 아주 잘 그려내고 있다. 가게의 영업시간 단축, 한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고 대화하는 것, 영업 시간 단축 등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불황, 고용 불안까지…새삼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가 떠올랐다.
마루야마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미치루의 모습과 작장에서 미혼 여성으로 살아가는 마유미의 모습에서 나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서른 후반의 (아직까지는) 미혼 여성인 나의 이야기를 꼭 그려낸 것만 같았다. 나 역시도 거의 유일한 미혼으로서 육아휴직을 한 다른 여자동기들에 비해서는 승진이나 이런 부분에서 회사에서 앞서 나갔지만, 사실 그렇다고 내 삶이 행복하다고 느껴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다른 사람과 함께보다는 혼자가 익숙해진 시대에 와카바소 셰어하우스 사람들의 이야기, 더 나아가 미치루가 일하는 아네모네 레스토랑 사람들, 그리고 메구미씨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 자기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감동만 전하는 것이 아닌 그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고민까지 던져준다.
셰어하우스의 주인장 도키코의 이야기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개라 흥미로웠다. (궁금한 분들은 책을 보시길!) 더불어, 주인공 미치루의 내면의 성장 과정도 주의 깊게 볼 만하다.
책을 읽으면서 와카바소 셰어하우스 같은 형태의 주거환경에 관심을 더욱 갖게 되었다. 사회가 변하면서 우리 주변에 와카바소 같은 장소가 점점 더 필요해질 것이다. 어떻게 이런 무거운 사회적 이슈들을 감성적이고 따뜻한 이야기에 그려낼 수 있는 것인지 작가 하타노 토모미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 책은 출판사(@nexusbooks)의 지원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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