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입니다. 사실 유네스코에서 화성을 심사할 때, 현대에 다시 복원된 성곽이라는 이유로 지정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축조 기록을 토대로 완벽하게 복원해 냈음을 증명하면서 무사히 등재될 수 있었지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화성의 축조 과정을 꼼꼼히 남긴 '화성성역의궤'의 기록자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이런 사소한 것까지 전부 적어야 하나?'라고 의문을 가질 법 하면서도 하나하나 상세히 기록했을 그 노력들을요. 동화 <수원화성 벽돌공 아이>는 바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이 맡은 작은 일에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 솔이네 가족은 원래 양반 신분이었지만, 아버지가 천주교 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가족이 모두 가문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도 세상을 떠나고 생활이 아주 어려워져요. 그러나 솔이는 가혹한 현실에 좌절해 주저앉는 대신, 자신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성실하고 정직하게 삶을 일구어 나가고자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 책에는 주인공 솔이뿐만 아니라 솔이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는 막금이, 솔이에게 벽돌 제작 기술과 장인 정신을 알려 주는 천 변수 등 저마다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하고 성실하게 수행하는 인물이 여럿 등장하며 따뜻한 연대를 보여줍니다.
<수원화성 벽돌공 아이>는 수원 화성을 멋지게 설계한 고위 관료나, 거중기 같은 대단한 기계를 발명해낸 역사 속 영웅들을 조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진흙을 섞고, 벽돌을 빚어 구워내어 말리고, 일꾼들을 위해 묵묵히 밥을 짓는 이름 없는 백성들의 작은 손길에 초점을 맞춥니다. 한 장 한 장의 작은 벽돌들이 단단하게 맞물려 마침내 웅장하고 견고한 성곽을 완성해 내듯, 독자들 역시 이 책을 통해 내가 하루하루 쌓아 올리는 작은 노력들이 결국 '나의 삶'이라는 커다란 성을 만들어가는 위대한 과정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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