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날이야기는 예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왔습니다. 그래서인지 딱딱한 글보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말랑말랑한 문장으로 쓰인 전래 동화책이 더 재미있고 정감도 갑니다. 물론 요즘에는 창의적이고 기발한 소재의 창작 동화도 많지만, 옛이야기가 가진 고유의 맛은 여전히 특별해요. <고추장 심부름>은 옛날이야기의 맛, 창작 동화의 맛, 그리고 역사 속 사실의 맛이 고루 배인 '맛있는' 이야기입니다.
<고추장 심부름>의 이야기 줄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수라간 생각시 소복이가 고추장 비법을 구해 오는 모험이고, 하나는 궁 안의 임금님(영조)과 세손(훗날의 정조)이 서로를 위로하고 상처를 극복하는 이야기예요. 소복이가 몰래 가져온 고추장이 실수로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르는데, 임금님이 그 맛에 반하게 되고 소복이는 그 고추장을 더 구해 오라는 심부름을 맡게 됩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고추장은 할머니가 아니라 다른 분이 만든 것이었고 소복이는 고추장 비법을 찾아 길을 떠나요.
작품의 메시지는 왕과 백성의 관계,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심 어린 위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분량으로는 소복이의 모험 이야기가 더 많지만, 임금님과 세손의 이야기는 책 전체의 감동과 메시지를 더 깊이 있게 만듭니다. 특히 소복이와 세손이 신분을 뛰어넘어 서로 마음을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두 아이가 비슷한 상처를 서로 보듬어 주며 한 걸음 성장하는 모습이 뭉클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습니다.
모차 작가의 따스한 삽화도 이야기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우러집니다. 특히 표지의 일월오봉도 배경과 소복이의 당찬 자세, 그리고 가장자리의 문양까지 세심하게 그려진 점이 돋보입니다. 등장인물 중 한 명인 '똥강아지'도 귀엽게 그려져 있어 등장할 때마다 미소가 지어졌어요.
역사 동화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부터 옛날이야기의 신선한 변주를 찾는 독자까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옛날이야기, 창작동화, 역사 동화의 매력을 함께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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