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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은 날이면...
시를 좋아해서 시노트를 만들기도 했고 학창시절 친구들과 비밀 편지를 주고 받을때면 시를 베껴 쓰곤 했다. 사실 영문을 번역한 시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뭔가 더 깊은 뜻이 있어 보였다. 세월이 흐를수록 번역이 잘 되어 쉬를 접하기가 더 쉬워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시가 어려울 때가 있다. 마침 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의 공감 해설을 곁들인 헤르만헤세의 시집이라니 설레는 마음으로 시집을 펼쳐보게 된다.

시집은 총 7장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장의 시작 페이지에는 헤르만헤세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잘 번역된 헤세의 시 한편과 함께 나태주시인의 공감 해설이 곁들여진다. 쉽게 쓰여진 해설로 헤르만 헤세의 시와 좀 더 가까워지고 깊이 있게 또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나태주시인의 해설 또한 한편의 시처럼 펼쳐진다.

시집을 참 예쁘게 만들었다. 페이지 아랫단에 연하게 컬러감을 담아 시집이 더 아름다워졌다. 페이지를 넘기는 손끝에 시가 스며드는 기분을 느끼게 한달까? 또한 작지만 헤르만헤세의 그림이 아주 드물게 삽입되어 시를 읽다가 그림을 보며 잠시 쉬어가는 기분이 된다. 공을 참 많이 들였다는 생각에 시집을 정성스럽게 대하게 된다.

<안개 속에서>
안개 속을 걷는다는 건 참으로 이상하다!
모든 덤불과 돌은 고독에 잠기고,
나무들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혼자이다.

내 삶이 아직 빛나던 때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지.
하지만 이제 안개가 내려앉으니
누구 한 사람 볼 수 없다.

피할 수 없이 조용히
모든 것에서 그를 갈라놓는.
이 어둠을 모르는 이는
진정 지혜롭다 할 수 없다.

안개 속을 걷는다는 건 참으로 이상하다!
삶이란 고독하다는 것.
그 누구도 타인을 알지 못하고,
모두가 혼자이다.

나태주해설>
어찌하리? 애당초 삶이란 고독하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런 뒤에는 세상에 대한 눈이 열린다. 나만 그런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그러하고 세상 자체가 그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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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헤르만헤세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는 첫번째 시, 안개속에서! 라는 시 한편만으로도 참 많은 생각을 한다. 안개속인 것만 같은 우리의 삶속에 찾아든 고독, 그 고독을 마주하고 서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 시다. 또한 나태주 시인의 해설로 ‘고독을 알고 나서 고독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지며 ‘고독을 깨닫는 순간 이미 고독한 사람이 아니(p20)‘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독을 부정하거나 멀리하기보다 고독과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한번에 휘리릭 읽고 마는게 아니라 늘 곁에 두고 일상에서 한번씩 펼쳐 보면 좋겠다. 잘 번역된 헤르만 헤세의 시 한편을 마주하고 나태주시인의 해설로 좀 더 가깝고 깊이있게 느끼며 다시 한번 시인의 시를 감상하며 빠져들어 보자. 그 잠깐의 시간이 어쩌면 나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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