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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의 서재
  • 엄마라는 여자
  • 마스다 미리
  • 10,350원 (10%570)
  • 2020-05-25
  • : 597

"나의 엄마이자 한 사람으로서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



딸의 입장에서 엄마는 가장 가까운 사이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 어쩌면 더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되었다.


너무 가까워서, 그냥 '엄마'라는 이름으로만 받아들여서, 오히려 나와 다른 공간,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의 엄마는 어떤 모습인지 잘 모르게 되는 것이다.


엄마도 엄마만의 삶이 있는데, 자식의 입장에서 우리는 왜 늘 우리 '엄마'로서의 포지션만 생각하게 된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엄마라는 사람,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따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총 2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책은, 나의 엄마이지만 또 한 사람으로서의 엄마의 삶에 대해 담고 있는데,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와 엄마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나의 엄마는 무엇을 좋아했나, 엄마의 지인들과 있을 때 엄마는 어떤 것을 즐겨 하고 또 어떤 삶을 살았나 돌이켜보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가 담은 엄마의 모습은 가족들을 위해 희생만 하기보다 자신의 삶 또한 챙기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는데, 그래서인지 대리만족처럼 나 또한 조금 안심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딸로서 미처 알아채지 못한 엄마의 기호와 취향, 일상을 지금부터 살짝 엿보면서 우리 엄마에 대해서도 새로 알아가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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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에피소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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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고향 오사카에서는 노래 교실이란 것이 유행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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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오사카 아줌마들 노래 교실 사정에 정통한가 하면, 엄마가 노래를 열렬히 좋아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노래방이 인생 과제가 된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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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엄마는 노래가 바로바로 떠오르도록 노래방 전용 선곡 수첩을 갖고 다닌다. 수첩에 빽빽하게 애창곡명이 적혀 있으니 두툼한 노래방 노래책을 펼치지 않고도 신속히 선곡할 수 있다.

(...)

즐겁게 노래하는 엄마를 지켜보는 게 참 좋다. 뒤돌아보면 크고 작은 고달픔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노래 한 곡 불러버리는' 그 감성이 좋다. 다른 사람들 노래를 들으면서도 역시 그런 생각이 들어 나는 어느새 손장단을 맞추게 된다.

112, 114~1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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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만의 스트레스 방법을 자녀가 지지해 주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무한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종종 부모님 댁을 방문해 엄마가 엄마 지인들과 즐겨 하는 노래방을 함께 가고, 또 함께 노래 부르며 엄마가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행복해한다.


어린 자녀라면 창피해하거나 기피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이미 철이 들어버린 딸은 그런 모습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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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말하자면 선물 좀 받을 줄 아는 여자다. 뭔가 드릴 때마다 '어머, 기뻐라, 고마워, 마침 이런 거 갖고 싶었는데!' 하고 좋아하니깐 이쪽도 자꾸 선물하고 싶어진다. 간단해 보이지만 실은 이게 꽤나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취향이 아닌 물건에는 상대가 가까운 사람일수록 '좀 아닌데'라고 한마디 하고 싶어지는 법이니까.

1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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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선물 좀 받을 줄 아는 애티튜드를 가지고 있는 엄마를 발견하는 것도 내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이자 행운 아닐까?


그걸 지켜보는 나 역시 엄마를 보며 사랑받는 방법을 또 하나 배워갈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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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엄마는 독서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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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를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독서는 썩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그저 읽을 공간과 시간이 없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1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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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고 나서 문득 몰랐던 엄마의 취미를 발견하게 되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저자도 엄마의 독서 취미를 알고는 꽤 놀라워했다. 이후 자신의 책을 살 때마다 자신이 볼 책, 엄마에게 선물할 책을 같이 골랐다고 하는 장면에서 어쩐지 사랑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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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성실한 여자다. 그런데도 딸의 잔꾀를 눈감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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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교육은 아이를 위하는 게 못 된다.

물론 그게 정론일 것이다. 그래도 나는 기뻤다.

1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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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은 잠시 눈감아 줄 줄 아는 배려. 어쩌면 그 덕분에 저자가 잘 성장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스스로도 자신의 잔꾀와 잘못을 알고 있었지만, 성실한 엄마가 알면서도 눈감아 준 것을 알아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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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도 거든 적이 없다. 이불은 으레 엄마가 깔고 개켰다. 졸라서 키우기 시작한 기니피그도 결국 엄마가 돌봤다. 여름방학 숙제로 받은 한자 연습장을 채우는 것도 늘 엄마 담당....


이런 이야기를 쓰면 쓸수록, 딸을 참 오냐오냐하며 키운 엄마였다는 게 드러난다. 야단도 많이 맞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하염없이 너그러운 엄마였다.


하지만 무슨 응석이든 받아준 엄마의 기억이 늘 가슴 한복판을 훈훈하게 덥혀준다.


나는 괜찮을 거야.

어째서인지 그 기억이 내게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1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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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 있다는 것, 응석을 받아 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스스로 '나는 괜찮을 거야'라는 자신감을 심어준 게 아닐까?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이 사실 살아가면서 얼마나 필요한지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어릴 적 이런 사소하지만 나를 버티게 해주는 기억들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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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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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존재에서 내가 얻는 이익과 감정적 따뜻함에 파묻혀 사실 엄마 그 자체로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읽으며 엄마라는 존재 그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엄마도 한 사람이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저마다 사는 목표와 방식이 있을 텐데 우리는 그것을 너무 모르고 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녀들의 희생을 이제라도 돌아보고,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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