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사고의 결핍을 불러온 원인과, 이로 인해 달라진 사고방식과 행복, 그리고 삶을 다루고 있는 책!"
'정신적 빈곤'이라는 말에 꽂혀서 읽게 되었는데, 읽다 보니 납득되는 부분이 은근히 많았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철학, 사고, 사례, 역사, 현재, 개념 등을 병렬구조로 늘어놓은 형태로 서술되고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여러 부분을 동시다발적으로 습득하고 받아들여만 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는 로딩이 걸리는 부분도 발생했다.
그렇지만 읽다 보면 또 전체적인 맥락이 파악이 되는 부분이 있어,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을 때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연연하기보다 그냥 쭉쭉 읽어나가는 방법을 권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과 목적이 보이기 시작하고, 드문드문 내가 가지고 있던 지식과 결합하여 삶에 대한 방향성과 행복에 대한 관점을 달리 보게 된다.
더불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방식이 사실 우리 삶을 갉아먹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자극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불행하다 느끼며 사는 이유, 그리고 그것이 과거와 왜 다른지에 대해 여러 층위들을 언급하며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이것은 두고 세계화(즉, 스크린)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미디어(영상매체)의 발달과 영향으로 우리가 사고하는 방식과 행복을 느끼는 기준이 달라졌고, 또 이것이 삶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우아한 사고'를 잃었고, 이로 인해 기준점과 가치판단에 변화가 생겨 현재의 상황에 도래했다 말한다.
저자는 각 장을 통해 우아한 사고를 잃어버린 원인을 나열하고, 이와 동시에 우아함을 되찾고 지켜낼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이것을 따라가다 보면 나만의 기준점과 생각점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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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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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이후 달라진 행복에 대한 개념과 사고의 차이
행복이 부수적인 목표이거나, 덕 있는 삶의 결과 혹은 뜻밖의 행운으로 여겨지던 시대는 이제 끝난 듯하다. 간단히 말해, 세계화 이전(즉, 스크린 이전) 시대에 행복은 삶의 여정 속에서 찾아가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 당시 행복은 고유하거나 독립적인 범주에 속하지 않았고, 한정되거나 분명하게 정의되지도 않았으며, 절대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지도 않았다. 그래서 세계화 이전의 주체는 행복 '그 자체'를 탐구하는 일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13페이지 中)
하지만 세계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긍정심리학과 초연결성(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지구촌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긴밀하게 연결되는 현상), 옴니 스크린(스크린 만능주의)이 등장했고, 행복에 관한 관심도 커졌다. (14페이지 中)
■포스트 행복으로 인해 겪는 현시대 사람들의 딜레마
세계화 이전 시대의 '잘 사는 것'은 오늘날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쾌락과 욕망의 개념을 반드시 포함하지는 않았다. 행복과 쾌락의 관계는 감각, 육체, 물질의 차원을 넘어섰다. 실제로 윤리 문제를 다룬 사상가들은 품위 있고 덕 있는 삶이 꼭 즐거운 일을 하며 사는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 행동의 결과가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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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함께, 우리는 행복 개념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제 행복은 세계화 이전의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 그 본질은 변했고, 형식과 내용이 다른 '포스트 행복'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 포스트 행복은 시시각각 우리를 괴롭히는 정신적 빈곤 증후군의 주요 징후가 될 것이다.
여기에서 접두사 '포스트 post'를 붙인 이유는 과거의 행복과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행복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 포스트 행복은 우리를 과도한 활동으로 내몰고, 사색과 관조, 즐거움을 누릴 시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포스트'라는 접두사는 세계화 이전 시대에 정체성 형성의 일부로 이해되었던 행복이 사라지고, 그것이 자극과 자기암시의 기능을 수행하는 일종의 플라세보 행복, 즉 가짜 행복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하이퍼 모던' 주체라고 부를 개인은 그 어느 때보다도 외부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있지만, 방어 능력은 그만큼 더 약해졌다.
우리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문제에 직면했다. 첫째, 우리는 인터넷처럼 매우 적대적일 수 있는 새로운 불안정한 생태계가 제공하는 사회 변화와 기술적 혼란에 영향을 받는다. 둘째, 세계화 시대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가족, 교육, 인간관계 등)을 바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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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우리는 이전 세대가 표현했던 것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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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 모던 주체가 생각하는 존재는 '행함'에 그치지 않고, 주저 없이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따라서 신중함에서 나오는 우아함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15~17페이지 中)
결론적으로 포스트 행복의 주요 특징은 기존의 행복과 달리 환경 요인에 더 취약하고 변화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점인데, 이는 포스트 행복이 지닌 불안정성과 피로감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다. (28페이지 中)
■연속성의 결여와 개념의 변질
하이퍼 모던 주체는 타자를 부분적으로 바라보면서, 타자의 연속성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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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단절은 주체의 수많은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과거에 단절은 우아함의 덕목에서 벗어나는 행위였다. 그러나 현대인은 지속성의 부족을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지속성은 영속성을 함의하는데, 영속적인 것을 오히려 활력과 새로움의 부족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우아함을 체화하지 못한 정신적으로 빈곤한 개인은 자신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단절을 삶의 자극 요소로 인식한다. (37페이지 中)
■우아함의 상태와 정의, 그리고 가치
정서적 측면에서 보면, 우아함이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즉, 화가 날 때 호들갑을 떨거나 오만상을 찌푸리지 않으며, 고함치거나 무례하게 분노를 터트리지도 않는다. 물론 기쁠 때도 마찬가지다. 크게 박장대소하거나 소리를 질러 기쁨을 과시하지 않는다. (63페이지 中)
우아함은 평온하다. 평온함은 곧 차분함이며, 이는 불안이나 혼란이 없는 사태, 즉 어떤 방해도 없는 상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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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평온함을 곧 안전함이다. 우아함은 이처럼 혼란이 없는 안전함 속에서 드러난다. (64페이지 中)
우아함이라는 말은 어원적으로 '선택'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우아한 주체는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선택이란 전체에서 어떤 것을 떼어내거나 선별하는 것, 무엇보다도 잘 고르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아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66페이지 中)
우아함은 단순히 미적인 감각에만 국한되지 않고, 윤리, 정치, 사회적 상호작용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으로 전체론적인 성격을 지닌다.
우아함은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치와 같은 특별한 요소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도덕성이나 훌륭함의 본보기로 자신을 내세우거나 과시할 필요도 없다. 진정한 우아함은 보여주기 위해 애쓰지 않으며 오히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만든다. 그러나 하이퍼 모던 주체는 이 거리감을 받아들이지 못하기에 전체적으로 우아함을 조망하기가 어렵다.
정신적 빈곤 상태는 선택할 줄 아는 능력으로 정의되는 우아함의 모든 가능성을 차단한다. (295~296페이지 中)
■정신적으로 빈곤한 사람(현대인)의 특징
반면, 정신적으로 빈곤한 사람은 늘 선택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 결과, 뭔가를 붙잡고 정리하고 얻는 모든 것이 오히려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 된다. 그렇게 모든 것을 움켜쥐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산다. 다시 말해, 아무런 구별 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67페이지 中)
■현대인들의 삶과 현실
우리가 살아가는, 겉으로 보이는 게 중요한 미적 사회는 매일 쏟아지는 행복의 이미지들과 실제로는 그 이미지가 될 수 없는 개인의 현실 사이에서 심각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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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없는 포스트 행복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 결과 주체는 그 기준에 부합하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욕망의 대상은 무한 공급의 논리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에, 주체는 결코 안식을 누릴 수 없다. 그 결과, 주체의 삶은 더는 행복하지도, 즐겁지도, 흥미롭지도, 호기심을 자극하지도, 감탄을 자아내지도 못한다. (298페이지 中)
■현대인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
역사적으로 행복은 언제나 사유와 분석과 함께 해왔다. 다시 말해, 행복은 사색적인 태도 위에서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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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포스트 행복은 이성과 감정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안정적이고 덕을 갖춘 삶을 거부하고, 덧없지만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전시 가능하며 유행에 의해 뒷받침되는 감정들을 과도하게 숭배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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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고대에 좋은 삶의 모델을 탐구하기 위한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출발한 행복은, 현대에 이르러 데카르트식의 분명하고도 명확한 집착의 대상으로 변모했으며, 이제는 겉으로 보기에 더는 깊이 사유할 필요조차 없는, 매우 노골적인 포스트 행복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명백하고 직설적인 특성으로 인해 행복은 더 이상 철학 공동체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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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행복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이며 측정 가능한 개념으로 제시된다. (299~30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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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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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 모던 주체에게 행복은 21세기 들어 매우 좁고 단순한 개념 중 하나가 되었고, 결국 그것은 '포스트 행복'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재조정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행복'이라는 용어 자체는 영향력과 파급력의 측면에서 더 강력해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체가 내적인 풍요로움을 잃으면서 전보다 단순해지고 축소된 존재가 되었다. 과거의 행복은 집단적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주제였다.
21~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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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 내용이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한다. 21세기 들어 사람들이 더 많이 불행해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행복에 대한 개념이 매우 좁고 단순해졌으며, 그에 반면 행복에 대한 영향력과 파급력은 훨씬 커지면서 격차가 커진 것을 하나의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개개인은 행복해지고자 더 조급해지고 갈급해지면서 풍요로움이나 여유를 잃었고, 결국 보여지는 행복, 객관적인 행복에 집착하면서 현대인들은 불행해진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더 발버둥 쳤지만, 역설적으로 그 행위와 태도 때문에 더 불행해졌다고 볼 수 있겠다.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제라도 반대되는 행동과 태도, 개념을 가지고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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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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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점점 더 불안해지는 이유, 그리고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이고 이것을 찾는 방법은 결국 하나로 통한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패턴과 정반대로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세계화(스크린) 이전에는 행복이 부수적인 목표이거나 덕 있는 삶의 결과 혹은 뜻밖의 행운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잘 사는 것에 반드시 쾌락이나 욕망이 포함되어 있지도 않았다. 한마디로 행복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었다.
하지만 포스트 행복으로 바뀌면서 행복은 그 자체로 목표가 되고 행복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과도한 활동에 내몰리고 자신을 상품처럼 노출하면서 자극에 더 민감해졌다.(좋아요 와 같은 타인의 액션에 더 많이 자극받고 그에 따라 움직임) 반면 이에 대항하는 방어능력은 더 약해졌다.
이 때문에 생태계가 제공하는 사회 변화와 기술에는 더 큰 영향을 받지만 실제로 자기 주관이나 주체적 행복을 얻지는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아하고 신중하게 삶을 선택하고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고 영향을 끼치는 대로 끌려가게 된 것이다. 우아함은커녕 되려 불안정성과 피로감을 더 쌓이고 연속적 행위는 단절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인식에 변화도 찾아왔는데, 지속성이 사라졌고, 사라진 지속성이 오히려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그 결과 개인의 서사 없이 그저 그때그때 삶을 살아가는 형태로 변모한 것이다. 차분함이 사라졌고 혼란 속에서 인내나 노력, 진지하게 생각하는 행위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인들은 정신적 빈곤의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늘 시간에 쫓기게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더 이상 주체의 삶은 행복하지도, 즐겁지도, 흥미롭지도, 감탄을 자아내지도 못한다.
저자는 다시 과거처럼 진정한 행복을 누리며 살기 위해서는 사색적인 태도 위에서 이성과 감정이 균형을 이뤄야 하며, 유행이나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 긍정심리학, 초연결성, 스크린 만능주의 등과 같이 덧없는 것에 너무 메이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행복 그 자체를 목표로 삼거나 집착하지 말고, 주관적이고 보편적이지 않은 나만의 행복을 찾아야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행복을 좇기보다 행복이 나를 따르도록 삶의 태도와 패턴을 변화시켜야만 우리가 원하는 진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