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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세상
  • 안녕, 밥꽃
  • 장영란
  • 13,320원 (10%740)
  • 2020-01-22
  • : 275

2017년 《밥꽃 마중》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우리 밥상에 매일같이 올라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이 꽃들을 ‘밥꽃’이라고 이름 붙이고, 사람의 ‘목숨꽃’이라 여겼다는 작가. 무주에서 농사짓고 살면서 10여년 동안 관찰해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쓴 60여 가지 밥꽃 중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밥꽃 7가지를 이 책에 썼다. 옥수수 꽃, 벼꽃, 콩꽃 오이꽃, 무꽃, 배추꽃, 시금치꽃이 그 7가지다.


내가 좋아하는 옥수수 꽃은 한 그루에서 수꽃과 암꽃이 같이 핀다. 위에는 수꽃, 아래는 암꽃이 피어 바람 불면 꽃가루를 아래로 뿌려준다. 옥수수수염이 암꽃이란다. 암꽃 하나에 한알의 옥수수 열매가 맺힌다고 하니 옥수수 수확할 때를 생각해봤다. 옥수수수염이 조금 있는 것은 옥수수가 몇 알 되지 않고 옥수수수염이 많은 것은 옥수수알이 많이 맺혀있었다.


벼꽃은 꽃잎 없이도 껍질이 벌어지면 수술이 나와 꽃가루를 날려 수정을 시키고 다시 껍질이 닫혀 벼꽃 한 송이가 쌀 한 톨이 된다. 벼꽃을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으나 수술이 나온 모습을 보니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의 꽃 종류와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수정이 끝나면 껍질이 닫힌다니 자연의 섭리와 오묘함을 느낀다.


콩 꽃은 아름답다. 보라, 흰색으로 모양도 제법 커 우리 눈에 잘 띈다. 노랑콩은 메주도 쑤어 된장도 만드는데 원산지가 우리나라로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고 한다. 우리 콩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지난해 친정엄마가 거둬 주신 쥐눈이콩이 있어 주전자에 콩나물 기르기에 도전해 봤다. 쉽게 생각했는데 하루에 3~4번 물을 부어주고 따라 내는 것이 어려웠다. 싹이 나는가 싶더니 그 싹이 더 크지 못하고 조금씩 썩고 있었다. 조금씩 썩기 시작하니까 금방 다른 콩에도 번져 버릴수 밖에 없었다.


어느 해 땡볕에 오이를 따기 위해 산밭에 올라갔는데 어떤 꽃은 아기 오이를 달고 있고 어떤 꽃은 아기 오이가 없이 꽃만 피어 있었다. 아기 오이를 달고 있는 꽃은 가뭄에 콩나듯 하나씩 있었다. 암꽃과 수꽃이 한 줄기에서 피어 벌이나 나비가 꽃가루를 전해줘야 열매가 열린다. 내가 본 오이꽃은 토종 오이꽃이었다. 종자회사는 암꽃만 있어도 열매가 열리는 것을 이용해 암꽃만 피는 씨앗을 만들어 팔아 씨앗이 맺지 못한다. 그래야 다음 해에 다시 씨앗을 사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오는 대부분의 오이가 그렇게 재배된 오이라고 한다.


유채꽃과 가장 비슷한 배추꽃. 배추꽃을 보기 어려운 이유는 배추가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을 때까지 놓아두지 않고 뽑아서 먹기 때문이다. 가끔 배추를 수확하고 남겨 놓은 경우가 있다. 초봄에 뽑아 겉절이라도 해 먹으면 좋은데, 그러지 못하고 남은 배추가 꽃이 피는 것을 봤는데 참 예뻤다.


시금치 씨앗은 봤는데 꽃은 눈여겨보지 못했다. 암시금치와 수시금치는 꽃이 따로 핀다. 이들은 서로 붙어 있어야 씨앗을 맺는다.


내가 어렸을 때는 종묘상에 가서 씨앗을 사오는 일이 드물었다. 올해 심어 갈무리하면서 씨앗을 받아 놓았다가 내년에 다시 심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추, 배추, 시금치, 무, 옥수수, 마늘, 고구마 등 종묘상에 가서 씨앗이나 모종을 사다 심고 있다. 우리 씨앗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친정엄마는 지금도 옥수수, 벼, 콩, 오이는 수확한 열매를 먹고, 씨앗을 남겨 놓았다 다음 해 다시 심는다. 이 책에서는 밥상에 올라오는 곡식의 꽃에 대해 알려주고 있으나, 이 꽃은 결국 씨를 맺게 한다. 우리 조상들이 우리 땅에서 가꾸고 거둬들여 우리 체질에 맞는 곡식이 되었을 거라 여겨진다. 그렇다면 그 토종씨앗도 우리가 보존해야 하지 않을까?


토종씨앗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토종씨드림이라는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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