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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세상
  • 플레이머
  • 마이크 큐라토
  • 19,800원 (10%1,100)
  • 2022-06-10
  • : 48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플레이머>를 다 읽고 책을 덮으니 마음이 무겁다. 아직도 동성애를 남이 한다면 그럴 수 있겠다고 받아들이겠는데 내 일이라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아 더 마음이 무겁다. 날이면 날마다 기분이 좋지 않은 아버지 때문에 숨소리마저 조심해야 하는 에이든 나바로. 엄마와는 대화를 많이 하고 격려를 받기도 하지만 엄마 아빠의 잦은 싸움으로 인해 마음 둘 곳이 없는 에이든은 보이스카우트 여름 캠프에 일주일 동안 참여하게 된다. 일주일 동안 보이스카우트 활동은 재밌었다. 여름 캠프를 좋아하는 이유는 ‘맨날 싸우는 부모님을 떠나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숲속은 정말 평화롭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다니면서 너무 작고, 너무 뚱뚱하고, 남자답지 못하고, 완전히 백인이지 못하고, 이성애자답지 못하다고 놀리고 괴롭힘을 당해 왔다. 보이스카우트 여름 캠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생기지만 주변 친구들의 격려와 그 격려에 힘입어 이겨내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다시 수렁에 빠지고 빠져 나왔다가 다시 또 빠진다. 에이든은 어디서도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죽음까지 생각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함께하는 이들이 있어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춘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정말 그랬던 것 같다. 아주 조그마한 일이었는데 붙잡고 힘들어하고 좌절하고, 모든 고민과 고난을 어깨에 메고 다니던 그 시절. 하지만 또 꿈과 희망으로 들뜬 나날을 보낸 적도 있었다. 에이든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청소년기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요일 코스 돌아보며 표지 챙겨오는 놀이를 하면서 ‘사실 ‘맞는’ 북쪽은 없어. 전부 네가 가야 할 곳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기위해 필요한 것일 뿐이야. 무조건 앞으로 나가는 일만 중요한 게 아니야. 이 세상에서 네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 먼저고, 그다음에 길을 찾기 위해 오류를 조정해야 해. 누구나 가끔은 길을 잃었다고 느끼게 마련이야…. 네 나름의 속도로 너의 길을 찾게 될거야.‘(203쪽)라고 교관이 조언과 위로를 해준다. 이런 것을 알고 실천한다면 청소년기에 방황할 일이 있을까?


매일 에이든을 괴롭히는 일이 꿈속에서도 일어나고, 마지막 날 부정한 행위를 한 자신과 자연의 뜻을 거스른 행동을 한 죄로 불에 타는 형벌을 내리는 꿈을 꾼다. 그 불꽃은 삶의 불꽃이다. 그리고 영혼이다. 삶에는 고통이 있고 너는 너 자체로 충분하다며 손을 잡는다.


‘불을 완전히 껐다고 생각한 순간마저도 그게 아닐 때가 있다. 내 삶은 엉망진창인 것만 같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람들도 여전히 남아 있고… 어떻게 같이 살아야 할지 알 수 없는 가족들과 나를 죽을 만큼 무섭게 만드는 내 안의 감정들도 있다. 하지만 오늘 나는 알게 되었다. 이 불은 아직 다 타지 않았다는 사실을.’---352~358쪽 에이든에게 희망의 작은 불씨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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