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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날마다, 꾸준히,
읽은 책들
스파피필름  2022/05/24 05:59



 

신기한 것은 국문과 교수를 아버지로 둔 가정도 자식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학자의 길을 걷겠다고 했을 때 법대를 가라고, 인문학을 해서는 살기 힘들다고 극구 반대했다는 것이었다. 

인문학에 대한 동경이 늘 있는 나는 자식이 그런 길을 가겠다고 하면 열렬히 환영하며 뒷바라지 해줄 생각인데... 아이가 학교를 다니게되면 또 다른 생각이들까.

지적 호기심과 허영이 많은 나는 이 책이 참 좋았다.  

스물 언저리의 나를 떠올리며 참 긴 시간을 용케도 잘 지나왔구나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 책을 읽노라니 그 강의실에서 어렸던 내가 영원히 살아있을 것만 같은... 

읽어보고 싶은 책은 표지만 익숙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실용의 시대, 잉여를 위해. p.226





맥도날드 할머니를 모티브로 쓰여진 소설인데 거의 사실을 그대로 써놓은 것 같다. 노숙 생활을 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았다,로만 결론이 흐르지 않아서 좋았다.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듯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레이디는 끝내 알지 못했다. 한은형 작가의 인스타그램에는 음식이나 식재료 이야기가 많이 올라온다. 이 책에도 그런 묘사 부분이 많이 나온다. 

조선호텔 식당 나인스게이트나 호텔목욕탕이 궁금해진다. 








어떤 소설들은 원문을 찾아보고 싶다. 언어가 사건의 실체에 얼마만큼 가닿을 수 있을까. 언어는 진실의 어느 부분을 그려낼 수 있을까. 눈감고 그저 일부만을 손으로 더듬어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이해. 어쩌면 전부를 알지 못하기에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이 멋진 책을 왜 이제서야 읽게 된거지.










내 안에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며 먼 지역을 동경하는 방랑을 좋아하는 나와, 집에서 줄곧 책만 읽는 것으로 만족해하는 내가 서로 싸우며 동거하고 있는 듯했다. p.16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외국 문화에 대한 동경이 이 책 여기저기에서 나온다. 그렇기에 저자는 아마도 훌쩍 그 시대에 외국으로 유학을 떠날 수 있었으리라... 그 동경에 마음이 아릿해오면서 인생 내내 책과 함께 했던 저자의 이력을 더듬어가는 나의 시간도 충만했다. 책 표지가 참 예쁘다.






내가 기계가 아닌 필멸의 존재임을 자각하는 순간.. 나의 시간이 바로 여기, 현재에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앞으로 더 많아지길.. 우주정신의 일부로 태어나 그 아득한 세계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살아 숨쉬며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길. 










김영하 북클럽 선정도서였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읽으니 이제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보였다. 갖은 지혜와 임기응변으로 수용소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아버지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살아남지 못했다. 살았다는 자책감이 죽는 순간까지 한시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임 레 케르테스의 <운명>도 사뒀는데 마음이 무거워질까봐 시작을 못하고 있다. 









이 책도 북클럽 선정도서. 빌 브라이슨의 책은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왜 패스했었는지 모르겠다. 제목이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인데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알고 있는 것은 아주 극소수의 것이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자신, '인류'의 역사를 가장 모르고 있다는 것. 과학사를 개괄적으로 다루면서 기이한 과학자들의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오백여 페이지가 지루하지 않다. 







 

기록차원에서 옮겨본다. 6권은 할머니의 죽음, 알베르틴의 방문, 레스토랑에서 생루와 친구들과의 만남, 게르망트 댁의 만찬, 샤를뤼스 댁 방문, 공작 부인의 빨간 구두라는 여섯 장면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해설 그대로 인용) 5권에서 샤를뤼스남작의 놀랄만한 제안이 뭔가 궁금했는데 내가 놓친건지 제대로 인지하지를 못했다! 너무 천천히 읽는 것의 폐해.. 게다가 읽은지가 오래되어 내용도 가물하다. 어쨌든 7권으로 나아가자. 








읽는 내내 그리스인 조르바가 생각났다. 나와는 다른 영역의 사람과 함께 했던 어떤 시기 특히 젊은 날의 어떤 시기들이 떠올랐다. 안드레 애치먼의 작품은 처음 읽어보았는데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3월 코로나 정점일 때 우리집도 이를 피해가지 못하고 줄줄이 온가족 확진이 되었다. 불필요한 외출은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가족 중 한명이 확진되니 어쩔 수 없이 어린 딸까지... 어른들은 괜찮았는데 아이는 후유증으로 두드러기, 발진으로 대학병원까지 다녔는데 다행히 한달 정도 지나니 괜찮아졌다. 그리고 생각보다 꽤 아팠다. 진통제로도 낫지 않는 두통이라니. 그래서 거의 한달을 날려먹고 책도 당연히 읽지 못했다. 정신차리고 보니 여름이 코앞... 알라디너 여러분 코로나 완화되어 가지만 안걸리신 분들 끝까지 걸리지 마시고요... 다들 건강 잘 챙기시며 한여름에 또 뵙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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