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조금씩, 날마다, 꾸준히,

여름의 그 더위는 어디로 간걸까요? 분명 7,8월에 책을 잘 못 읽은 이유가 더위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공기가 시원해지고 하늘은 애국가에 나오는 것처럼 공활!하고 미세먼지는 10미만이고! 

더위가 잘 생각나지 않는 9월초의 넋두리입니다.

비루한 독서 목록이지만 최대한 분량을 쥐어짜 적어봐야겠습니다 ㅋㅋ



십대, 이십대에 했던 생각들, 만났던 사람들, 그 마음들, 인연들.. 지금쯤 어디에선가 잘 살고 있을까. 어색하고 어리숙하고 순진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감정들을 이렇게 그려낼 수 있다니.. 주말에는 새벽에 집앞 공원에 가서 책을 읽곤 하는데 어떤 단편에서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집까지 걸어왔다. 그 시절 누군가가 내게 줬던 시간과 마음.. 잊고 있었는데 어렴풋이 떠올리며 잘 지내, 라고 말해본다.


난 인간이라면 모든 걸 다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어른이 되지 않을 거야. 너희가 내게 줬던 시간과 마음을, 나는 잊을 수 없고 앞으로도 잊지 않을 거야. 잘 지내. p.179






오래전 알라딘에서 회자될 때 부터 한번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지 했는데 김영하북클럽 선정 도서가 되어 이 참에 읽었다. 이주 동안 아주 천천히 읽었다. 오감이 열리는 듯한 소설. 

국립현대도서관 설립의 경합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큰 축이고, 그 사이사이에 건축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선생님은 건축은 예술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말한다. 소설의 절반 정도를 읽어도 큰 사건이 눈에 띄지 않다가 끝까지 읽어도.... 아 이런 소설이구나를 알게 되는... 소설의 제목처럼 여름안에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아스플룬드의 스톡홀름 시립도서관이 가보고 싶다. 언제쯤 가능할까.







마술적 리얼리즘을 싫어했다. <백년의 고독>도 이름이 비슷한 숱한 등장인물들에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이 책 정말 재밌다. 

클라라가 자신의 일대기를 기록으로 남겼듯이 알바는 외할머니 클라라의 조언대로 글쓰기를 시작한다. 더 좋은 시절이 올 때까지 묵묵히 기록하며 있었던 일을 증언할 수 있도록. 

복수를 끝낼 수 있는 용기, 자신의 임무를 그저 살아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깊은 한숨을 쉬며 그저 듣는 것 외에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죽음은 탄생과 같고 단지 어딘가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클라라는 말했다.. 죽고 나서도 에스테반의 곁에 머무르며 돌봐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수많은 영혼들이 머무는 영혼의 집에서는 죽음도 삶도 함께 공존하며 끝이 없는 생이 이어지고 있다. 이사벨 아옌데의 소설은 처음인데 다른 책들에도 관심이 간다. 이렇게나 좋은 소설들을 이제서야 아주 느리게 읽어가고 있다니 ㅠㅠ 





SNS시대의 책과 편집자 부분이 흥미로웠다. 어쩌다 올해 인스타그램을 하게 되었는데 특히 편집자나 작가가 적극적으로 자신이 만든 책을 홍보하는 것이 자주 눈에 보였다. 처음에는 흥미로워 (혹은 심지어 내가 좋아했던 작가가 인스타그램을!) 팔로잉하고 올라오는 글들을 보곤 했는데 너무 자주 올라오는 글들에 이 작가님은 글 안쓰시고 이렇게나 자주 인스타그램을?? 하는 생각에 다시 언팔로우를 했다. ㅠㅠㅠ (그러는 나는 책 안 읽고 그렇게나 자주 SNS를... 나도 디지털디톡스를....)

그러나 책을 만든 편집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수단으로 이런 간편하고도 감각적인 SNS를 적극활용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는 짧고 강렬한 몇개의 문장으로 그 책의 인상을 얻어 구매까지 이어질테니까.

책이 매우 실용적이고 편집자가 하는 일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어 재밌게 읽었다. 그러나 역시 나는 책이 직업이 되는 것에는 반대, 그냥 책은 나의 영원한 취미인것이 좋겠다.



사르트르의 75년 생애 중 마지막 10년간(1970-80)을 보부아르가 지켜보면서 쓴 책이다. 각종 질병으로 힘든 노후를 보내는 사르트르의 불안정한 모습을 읽는데 사르트르라는 이름은 지워지고 여느 평범한 사람의 노후가 그저 떠오를 뿐이다. 뒷부분의 번역노트라고 해서 스물세개의 키워드로 정리해놓은 것이 유용했다. 한때 실존주의에 관심가졌던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읽었다. 그 둘의 몽파르나스 묘지에 사람들이 지하철표에 키스마크를 찍어 올려두었던 것이 생각난다. 







츠바이크가 남긴 에세이들 중 비슷한 주제로 쓰여진 글들을 모아놓은 중국에서 출간된 책을 번역한 것이다. 니은서점에서 츠바이크 입문용으로 알게 된 책인데 재미있다. 

이중 프루스트의 이야기

프루스트는 서른 다섯까지 사교계를 전전하며 한량의 삶을 산다. 이것이 그의 불멸의 대작을 쓰기 위한 계획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전반부 삶은 후반의 소설가로서의 삶을 위한 것이었다. 누군가의 인생에서 그 어느 순간이 쓸모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잃-시-찾은 4권에서 머무르고 있는데 프루스트에 관련된 일화 읽는 것은 또 좋아함 ㅠㅠ)

*츠바이크의 책은 계속 사들이고 있는데 언제 다 읽을런지. 발자크의 작품은 <고리오 영감>만 읽었는데 <발자크 평전>은 또 왜 산 것인지... 이제는 책을 살때 왜 구입했는지 이유를 어딘가에 적어두어야 할 것 같다 ㅠㅠ




매년 극지로 출장을 가야 하는 직업. 

가족에게 큰 빚을 지고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늘 신의 가호가 있기를....

조금 거창한 것 같지만 이런 사람들을 늘 하늘이 보살펴주고 있기를 바라본다.










2권에서는 모스턴 양에게 반한 왓슨의 모습이 귀여웠다. 3권에서는 홈즈 못지 않은 왓슨의 대활약이 그려진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샀는데 다시 되팔려니 재고가 많아서 안사준다. 치..맘상함 ㅋㅋ










온라인으로는 한번도 과일을 사본적이 없는데 이 책의 저자는 온라인으로 과일을 팔고 있다. 과일을 고르는 팁 등이 유용했고, 과일장사를 하면서 겪는 고객들의 클레임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파는 사람으로서의 고충이 역시 있는 것이다. 제철과일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사시사철 원하는 과일을 사먹을 수 있는 요즘이다. 그런데 나는 과일이 너무 달아져서 이제는 좀 멀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 것들이 없는 시절에야 과일이 단 것이 장점이었겠지만 요즘은 단 것들이 좀 많아야지....


한 해가 또 이렇게 지나가고 그 시간의 순환 속에 우리들의 먹거리로 과일이 언제나 함께하는구나.  





그리고 읽다가 실패한 책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득템하고 좋아했는데

번역이 너무 예스러워 도무지 무슨 말인지 ㅠㅠ

게다가 오타는 왜 이렇게 많은지.. 편집자는 한번 읽어보기는 한 것인지..

출판사 다니는 친구말로는 판이 바뀌어야 오타 수정이 되는 것이고 쇄만 바뀌는 것은 오타 수정 같은 것이 되지 않는다는데

내가 산 것이 초반에 나온 중고책이어서 그런 것인지..


여튼 꼼꼼히 읽어보려고 펼쳤다가 절반 정도 읽고 조용히 덮어둔다 

새로운 번역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이렇게 7,8월 독서를 마무리하고 9월이 되었습니다.

중간 정도 읽은 책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위대한 고독의 순간들>, <독서의 역사> 등은 중간까지 읽고 한달넘게 책상 위에 책탑으로 쌓여있네요. 심기일전하여 9월, 10월에는 좀더 많이 읽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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