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조금씩, 날마다, 꾸준히,

2021년이 왔다. 다시 1이 되니 뭔가 출발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예전과는 다른 날들일꺼라는 느낌이 오기도 한다. 근처 동네에 새로 개관한 도서관이 생겨서 주말에 가봤는데 와~ 돗대기 시장을 방불케했다. 딱히 어디 갈데가 없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특히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도 많아 보였다. 책이 전부 새책이여서 혼자 서가를 오가며 흥분했는데 서가에 꽉찬 책들만 보다가 새로 연 곳이라 텅텅빈 서가를 보니 낯설었다. 공부를 하는 곳은 없고 서가 옆으로 카페처럼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게 만들어놓은게 좋았다. 걸어서는 올 수 없는 거리라 다시 오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지역의 도서관으로 잘 자리잡기를 바란다. 더불어 알라디너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북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고흐가 책을 정말 열심히 많이 읽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다. 설교자에서 화가로 변신할 수 있었던 이유도 사회생활을 한 10년간 지독한 독서, 공부를 통한 사회적 인식때문이었다. 책에는 이런 표현들이 종종나온다. '~탐욕스럽게 읽었다.' '남김없이 읽어치웠다'  이런 표현들에 마음이 들썩이는건 나에게 지적인 허영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일까.

목판화에 관심이 많아 직접 구입한 목판화 목록을 손으로 치밀하게 기록하여 남기기도 했고, 잡지에 실린 그림을 두꺼운 종이에 붙여 스크랩하기도 했다. 모으고 정리하고 책읽고 공부하고....!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고흐의 그림이 그당시 유럽에 유행했던 자포니즘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강렬한 색대비나 노란색 배경에 검은 색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모두 일본의 영향이다. 죽는 날까지 함께 했던 독서에 대한 사랑을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책이고 무엇보다 책이라는 물성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에 출간된 박홍규의 <독학자, 반고흐가 사랑한 책>도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여자가 도시를 걷는 일이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에 만날 수 있는 도시를 걷는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진 리스, 버지니아 울프, 조르주 상드, 소피 칼 등의 인물을 한 도시에 매칭하여 서술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며 살고자 파리에 정착하였다고 한다. 태어난 곳은 내가 선택할 수 없지만 사는 곳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내가 선택한 삶에 '사는 장소'가 차지하는 부분은 거의 다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나는 이미 여러 가지로 안주한 삶이지만 작은 변화들을 시도해볼 수 있는 날들이길 바라본다.

 

뿌리를 경계하라. 순수함을 경계하라. 고정성을 경계하라. 어딘가에 소속되었다는 느낌을 경계하라. 유동성, 비순수성, 혼합을 받아들이라. "집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집 없는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라고 '홈(집)-이'라는 이름의 놀라운 비평가는 말했다. p.409

 

 

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잠실동 사람들>의 작가 정아은의 책이다. 많은 육아서들이 사실은 엄마용 자기계발서였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그 결론을 미리알고 나는 통쾌(!)하기 까지 하다. 속으로 웃음이 난다. 미리 알았으니 헛고생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며 말이다. 무엇보다 저자의 경험과 다양한 책이 등장하며 정말 술술~ 읽었다. 때론 감동의 눈물까지 흘리며.. 흑..

아이가 울면 또는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설거지하던 것을 바로 중단하고 달려가라는 식의 각종 육아서에 지친 사람들이 읽어본다면 정말 통쾌할 책! 좋은 엄마는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는 단순한 문장에 마음이 가지만 나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여러번 반문해본다.

 

 

 

 

스토리는 허무맹랑하게 전개되기도 하지만 소설이 주는 따뜻함에 이래서 소설을 읽지,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각 챕터에는 단편소설을 읽은 에이제이의 감상평이 쓰여있는데 이게 정말 좋았다. 겨울과 잘 어울리는 소설!

 

 

 

 

 

 

 

 

 

 

 올리키 키터리지가 나오고 이 책이 다시 나올 때까지 올리브는 어디에선가 계속 자기 삶을 살았고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올리브는 여든이 넘어서까지 살게 되고 그 올리브스러움을 결국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올리브는 이런 사람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하면 그도 아니다. 올리브는 생에 대해 아무것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살면서 겪는 어떤 일화들속에 어렴풋한 깨달음만이 남았을 뿐이다. 그 문장들을 옮겨보며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읽는 내내 키득거리게 만든 책. 독서 중독자들이 사는 일상이란 이렇다. 보통 저자 프로필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이 작가는 너무 궁금하다. 그런데 책 날개에 아무런 프로필이 없다.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ㅋㅋ 꼭 읽어보세요 너무 재밌습니다.

 

 

 

 

 

 

 

 

 

 

 

 

 

 

 

 

 

 

 

 

 

 

 

 

 

 이런 책들도 읽었고,

 

 

 

 

 

 

 

 

 

 

 

사라 베이크웰의 몽테뉴에 관한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책은 참 오랫동안 읽었는데 내용이 많아 다음에 리뷰로 남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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