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정치 분야에서 염치나 시비지심을 이미 폐기했다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학문의 영역인 교과서까지 이렇게 막무가내로 대할 줄은 몰랐다. 어떤 역사가 옳으냐를 목소리 크기로 정하자니. 정치수준은 말할 것도 없지만 교육수준의 후진성이 부끄러울 정도다.
역사를 하나의 관점에서 하나의 내러티브로 적는다면, 당연히 다양한 목소리는 억압될 수밖에 없다. 이런 방식으로 쓰인 역사 교과서라면 국정이고 검인정이고를 떠나 모두 '옳지' 않다. 편향이 걱정된다면 더더군다나, 교과서 구성을 완전히 바꿔 토론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시험 문제 내기 좋지 않다고 걱정하겠지. 공부를 시험을 위해 한다는 전제가 있으니 교육에 관해서는 어떤 논의도 무력해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