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로하신 작가분의 산문집을 읽어보니, 나 외에 다른 사람들, 더 나아가 불특정 다수의 고민을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설가란 직업이 부지런해야 한다는 말은 간혹 들을 수 있었지만, 이렇게 분주한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인 줄 다시금 깨달았다는 사실.
조정래 선생님이 글로 세상에 발언할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단체를 위해서도 꾸준히 봉사한다는 건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오랜 지인의 부탁으로 한 재능 기부에 대한 이야기나 세계 부자들의 기부에 대해 생각하는 것들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
특히 강연원고를 정리한 <인문학, 인간의 발견>에서는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발언들이 인상 깊었다. 선생님이 직접 하신 말씀들을 보니, <정글만리>뿐만 아니라 <태백산맥>이라는 작품이 그냥 써지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권할 만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