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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피움
  • 조선의 뒷골목 풍경
  • 강명관
  • 13,050원 (10%720)
  • 2003-08-11
  • : 5,228

지배하는 자들은 언제나 거룩한 이념을 내세워 자신들의 지배를 정당화하지만,

그 이념의 속내는 매우 간단하다.

지배층은 무위도식하고 농민들만 뼈빠지게 일해야 하는

'비합리'를 '합리'로 분식(粉飾)한 어려운 말의 덩어리가 곧 이념인 것이다.

p53

비합리의 입장에서 보면 합리쪽이 비합리한 것이다.

내가 비합리냐 합리냐 그것에 따라 이념이 달라지고,

합리건 비합리건 힘이 없다면 무조건 비합리로 치부된다.

 

(힘이란 단순히 물리적 힘을 떠나, 돈, 지식, 계급 등의 모든 것을 가리킨다.)

예컨대 당시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절대적 가치로 여긴 관료로서의 출세는,

과거라는 합리적 방법을 통해서는 이루기 어려운 목표였다.

과거제도는 이미 체제가 약속한 프로그램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p110

예나 지금이나 합리적 방법은 존재하나, 불합리한 편법 또한 존재했다.

또한 그것은 운보다는 권력으로 비춰지는 돈이 한몫을 한것이다.

 

그러나 역사란 단일한 실체가 아니다.

역사는 묘사하는 바에따라 달리 그려지기 마련이다.

p259

역사가 객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소리.

 

  국문학사의 이해 수업시간에, 발표자료에 대해 물은 우리에게 교수님이 참고하라고 주신 알려주신 책이다. 그냥 조선의 풍경이 아니라, 조선의 '뒷골목' 풍경이라니. 엄연한 우리의 역사이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던, 혹은 모른체 했던 우리의 역사의 일부분. 대체로 약간의 부정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이것은 양반이 아닌, 힘이 없어 잊혀진 조선 사람들의 역사인 것이다.

  민중의, 군도와 땡추, 도박, 금주령과 술집, 부정으로 물든 과거제도, 감동과 어우동, 반촌, 검계와 왈자, 별감, 탕자 등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조선 역사의 뒷골목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이야기들의 전개가 대개 논문처럼, 작품이나 역사적 사실의 인용들이 많아서 더 이해하기 쉽고 과제에도 도움이 많이 됬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대변되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조용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계속 말해준다. 이것역시 우리의 역사이나, 지금에서도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그러한 일들의 역사이기 때문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박이나 과거제의 부패 등의 문제들은 지금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더 꽁꽁 숨겨져있던 것들을 만나볼 수 있어 더 재미있었다.

  역사나 고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읽으면 지루하겠지만, 그 둘에 자타의적으로 깊게 연관되 있는 나에게는 소중한 정보가 그득그득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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