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걸 바로 그 순간, 그 자리에 정확하게 갖다 주기 위해
사람과 사물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을 만든다.
p235
그 분을 믿진 않지만,
뒷말은 공감한다.
<연금술사>의 마크툽. 초심자의 행운.
내가 뭔가를 간절히 원한다면,
아님 무엇인가를 시작했다면,
그것이 나의 길이라면,
나를 돕는 행운을 가장한 필연들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운이라는 건 사람의 의지와 유리한 주변 여건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p283
그러니, 내 의지가 없으면 운도 따르지 않는다는 말!
"'독자들이 절반을 만든 책이 가장 쓸모 있는 책이다.'"
p315
'독서는 작가와 독자가 맺는 일종의 이타적 협정이다.
상대방을 믿고 상대방에게 의지하겠다는.'
p316
작가의 역할은 절반
나머지는 독자 개개인의 상상력으로 채워진 세계가 바로 책.
독자에게 읽혀지지 않은 책은 책이 아니라는 것.
다시 한번 살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어질까?
에셀은 글너 무의미한 질문을 머리속에서 떨쳐내려 애썼다.
삶은 여러 번의 선택이 있는 비디오게임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면 삶도 시간과 더불어 흘러갔다.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걸 하며 사는 게 인생이었다.
행운은 양념처럼 살짝 곁들여질 뿐,
나머지는 모두 운명이 주관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었다.
p337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에셀 코프만 할머니가 꽁꽁묶어두었던
자신의 과거를 되짚으며 떠올린 생각이다.
하고 싶은게 아니라,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하며 사는 것.
운명이 그저 시간을 흘러가게 한다는 것.
인생이 너무 허무하다고 잠시 생각했다.
기욤 뮈소의 책중 내가 읽은 두번째 책이다. 첫번째 책이었던 <사랑하기 때문에>의 흡입력에 감탄을 하고, 접한 두번째 책이지만, 그것보다 못함에 살짝 힘들었다. 꾸역꾸역 1달을 두고 읽었다. 반틈을 그렇게 읽고, 오늘 반틈을 후다닥 읽어버렸다. 아니 읽혔다.
전작에 비해, 캐릭터들이 좀 더 눈에 들어왔다. 특히 빌리 도넬리. 정말 '사랑스럽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캐릭터로, 사랑에 대한, 혹은 상처에 대한 그녀의 모습들은 안쓰러웠고, 공감됬고, 사랑스러웠다. 주인공들이 또 뒷골목 출신이라는 것에 대해선 좀 지루한 면이 있긴하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선 곳곳에서 한국관련된 것들을 찾을 수 있다. 주인공 톰 보이드가 열렬히 사랑한 오로르와 만난 것도 서울행 비행기에서였고, 박이슬이라는 이화여자대학교 여학생이 파리에 놀러와 밀로와 캐롤이 애타게 찾던 책을 가져가기도한다. 기욤 뮈소가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었나보다. 그만큼 그의 작품이 한국 정서에 맞다고 볼 수도 있고, 혹은 새로운 무엇이기에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선 작가와 독자,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작가는 독자들의 힘을 믿고 있었다. 독자없는 책은 책이 아닌듯, 독자들을 향한 그의 사랑이 담겨있었다. 하긴 독자가 없으면 작가도 없고 책을 만들 필요도 없겠지. 능동적인 글읽기를 하는 독자들이 작가가 절반을 완성한 책을 읽고, 자신만의 세계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독서이고, 책이 책이 될 수 있는 길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