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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영역
  • 도전! 하고 싶은 일로 돈벌기 프로젝트
  • K.M.P. 엮음
  • 7,200원 (10%400)
  • 2004-08-20
  • : 39

나는 학교라는 걸 다니던 시절만 해도 범생이라고 불릴 정도로 굉장히 성실해 보이기만 하는 학생이었다. 학교 공부에 최대한 전념하며 보내 학점도 좋았고 누가 보기에도 규칙적인 사회생활에 잘 적응할 사람으로 보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내 안에는 아무런 열정이 없었다. 공허한 마음으로 사회에서 정해준 데로 잘 지켜나가는 아이였을 뿐이었고 마음 속 꿈이라던지 열정 같은 것은 중고등학교 시절 꺾일대로 꺾인 말 잘 듣는 인형 같은 상태였다.  

하지만 나는 영리하지 못 했고 아무 목표 없이 하루 하루를 보내는 바람에 학점은 높을지언정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애써서 얻는 스펙 하나 얻어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대학 졸업까지 마쳤다. 

대학졸업 한 후의 나는 막막했다. 사실 지쳐 있었다. 거의 몇 년을 집 안에서 멍하게 지내다가 정신적으로 탈진 상태가 다 되어 가던 즈음에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내가 이루고 싶던 꿈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그것을 위해 돈을 탈탈 털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매 주 서울을 올라가서 공부하고 오는 것을 6달 동안 반복했었다. 불행인지 아니면 한 번쯤 겪어야 할 일을 그 때쯤 겪게 된 건지 아르바이트 하던 곳에서 사람에게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고 하던 공부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서울에 올라가서 공부할 돈을 벌어야 겠다는 일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한 달 두 달 일이 익숙해지면 익숙해질 수록 직장 업무에 시달리면 시달릴 수록  내 꿈도 마치 희미하게 빛바랜 사진 속 추억처럼 멀어져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하루 하루의 일상이 나에게 아무 의미도 목표의식도 없었다. 더구나 소위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내가 받는 돈은 많은 돈도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처음 직장을 들어올 때의 약속과 달랐고 나에게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 직장동료에게 회사에서 보인 태도를 보고 나는 다시 내 꿈을 향해 다시 움직여야 할 시간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1월에 서울로 올라온 나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책을 마주쳤다.  

'도전! 하고 싶은 일로 돈벌기 프로젝트'라는 제목이 내 마음을 흔들기는 했지만 그닥 별 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직장을 뛰쳐나온 k.m.e의 하루 하루가 남 일 같지 않았다. 최소한의 돈으로 생활할 궁리를 하고 지내는 나에게 익숙한 모습이라 더 반가웠고 하지만 더 창의적으로 하루 하루를 지내며 서로에게 의지하여 멋진 일들을 해내는 그들에게 서로가 있다는 게 부러웠다. 

만화로 되어있어 누군가에게는 웃으면서 읽어 넘어갈 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그들의 삶 하나 하나는 커다란 위안이며 모토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처지의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그러할 거라고 기대한다. 카테고리에 자기 개발서로 되어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막막함에 시달리는 이들 -돈을 많이 벌고 살아야 한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제외-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본다.( 더구나 '대한 교과서'에서 출판하는 교과서적이지 않은 삶이라니 재미있기도 하고, 믿어 볼만 하지 않겠는가?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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