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진은 무표정한 알굴로 맛을 음미하며 지금 이순간 홀로 집에 가고 있을 엄마를 떠올렸다. 나의 오늘과 당신의 오늘이 다르다는 자명함이, 엄마의 하루와 자신의 하루의 속도와 우선순위, 색감과 기대가 늘 달랐다는 게,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게 문득 뼈아프게 다가왔다. 아무리 최선을다한들 자신은 이 감정을 평생 느낄 거라는 점도 ‘나만 겪는 일은 아닐 텐데. 누군가는 진작 감내해온 일일 텐데.‘ 다들 대체 이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감도 오지 않았다. ‘어쩌면 다들 날마다 아무 내색 않고 일터에 나와 있는 걸까?‘ - 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