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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레님의 서재
오래남는 한나에 대한 기억

한나의 모습들은 나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마음속의 스크린에 투사하면 조금도 변하거나 마모되지 않은 채로한나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나는 그 모습들을 잊고 지낼때가 많다. 하지만 그 모습들은 언제나 나의 마음속에 다시 떠오르고, 그러면 나는 여러 번에 걸쳐 차례차례 나의 마음속 스크린에 비추어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중 하나는 부엌에서 스타킹을 신고 있는 한나이다. 또 다른 모습은 욕조 앞에 서서양팔을 활짝 벌린 채 큰 타월을 들고 있는 한나이다. 달리는자전거 바람에 치맛자락을 휘날리는 한나도 있다. 그다음으로아버지의 서재에 서 있는 한나가 있다. - P70
나는 그녀에게 그 비단 잠옷을 선물했다. 그것은 가지색고 가느다란 어깨 끈이 달려 있어서 어깨와 팔이 드러나기:어 있었다. 치맛단은 복사뼈까지 내려왔다. 잠옷은 반짝이면서은은하게 속이 비쳤다. 한나가 기뻐하며 웃자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그녀는 발밑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빙그르르 돌기도 했다.
스텝을 몇 걸음 밟다가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보기도 하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잠깐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계속 춤을추었다. 그것 역시 내게 남아 있는 한나의 모습들 중 하나이다.-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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