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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레님의 서재

이렇게 말하는 저는 사실 자주 때를 놓치는 사람입니다.
시의적절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일이다 끝나고서야 사랑을 알고, 기차를 놓친 뒤에야 그것이마지막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제가 제철 과일과 철따라 피는 꽃을 좋아하는 것도 어쩌면 그런 까닭인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제때 맞춰 나타나고 또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는사실이 저에게는 적지 않은 위안이 됩니다. 시의적절한 것들을 보고 느끼는 것은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요.
그러나 저에게는 시의적절의 즐거움보다는 때를 놓친 아쉬움과 슬픔이 더욱 많습니다. 제시의 동인 가운데 하나는바로 그 때를 놓쳤다는 감각이기도 합니다. 지나간 시간을돌아보고,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하고, 지금 이 순간이 어쩐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시의 문장을 움직입니다.한 편의 시를 다 쓰고 나면 거기에는 시절과 어긋난 마음들이 묻어있음을 알게 되지요.-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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