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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중살롱
  • 스노볼 (양장)
  • 박소영
  • 13,320원 (10%740)
  • 2020-10-23
  • : 821

영어덜트라는 문자에 걸맞게 가볍고 산뜻하다. 하지만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모든 건 이미지일뿐이며 실체와 허상, 진실과 거짓이 어떻게 다르고 구분되어야 하는지 통쾌하게 일러준다. 각성의 계기를 제공해준다고 할까.


이 책의 여자 등장인물들은 지금껏 세상이 봐 온 비현실적인 여성적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는다. 욕망에 솔직하고, 도덕 강박에서도 비교적 벗어나 있으며, 어떤 여자는 위로 올라가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냉혈한의 모습을 띄지만 그것을 경멸하며 대적해 싸우는 여자들 또한 공존한다. 이런 여자, 저런 여자가 다 있다. 그들 사이에선 전투와 경쟁이 일어나며 연대와 멘토링이 발생하기도 한다. 여자들 사이의 이런 다양한 관계성이야말로 '찐 여성서사'의 방향성을 품고 있는 부분으로 읽힌다.


시대적 화두를 던지는 측면도 이 책의 좋았던 점이다. 완벽한 선과 악, 완전무결한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위 대사처럼 대중의 이중성을 꼬집는 부분에서 통쾌함을 느꼈다. 특권층인 스노볼 거주자가 아닌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시청자들은 스노볼 액터들을 동경하면서 동시에 그들을 향한 가학적 심리를 양가감정처럼 갖는다. 자신을 피해자 아닌 피해자 위치에 놓기 쉬워진다. 특권층으로부터 무언갈 받아내야 한다고, 그래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기이한 보상심리를 갖기 쉽다. 이 점을 잘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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