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너 자신이 문제!
슈퍼소년 2010/04/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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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파울로 코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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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 - 2003-10-10
: 13,568
나는 파울료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그다지 감명 깊게 읽지 못했다. 베스트셀러라는데, 나는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파울료 코엘료라는 이름은 등한시 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그와의 두번째 만남이 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연금술사 보다 먼저 읽게 되었다면, 그의 팬이 되었을텐데.
흔히들 '내일 죽을 각오로 살아라'라고 충고한다. 언제 죽을지 모를 우리내 인생, 1분 1초 아깝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라는 말이다. 하도 들어서 이젠 별 감흥도 없는 충고.
베로니카는 죽기로 결심한다.
앞날이 너무 뻔해서.
장장 두페이지에 걸쳐 그녀가 늘어놓은 삶의 회의적인 독백은 구구절절 자살해야만 이유로 가득하다.
[결혼 첫해에는 자주 사랑을 나누겠지.두번째 해에는 조금 시들해질 테고, 그렇게 이년이 지나면 보름에 한번씩 섹스를 생각하고 한달에 한번 실행에 옮기게 될거야. 상황이 더 나빠지면 우린 서로 거의 아무말도 하지 않을꺼야. 난 그 상황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면서 내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될 거야.......]
특히나 뻔한 결혼생활에 대한 독백 부분은 '그렇담 이 세상의 모든 부부들은 늘 자살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단 말이냐!"라는 핀잔을 듣기에 충분할 정도로 애석하기 그지 없다.
앞으로의 삶이 너무 뻔하게 느껴져서 선택한 자살. 그렇게 시작된 정신병원 생활. 그곳에는 미친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어찌된게 그들의 삶이 더욱 충만해 보인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흡족하게 살고 있는 것만 같다. 남이 만들어 놓은 제도,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왔던 것들때문에 미친 사람들이 본인의 세계 속에서 본인이 만들어 놓은 '재미'를 추구하며 지루하지 않게 살아 간다. 적당히 정상인들과 타이밍만 맞출 줄 안다면, 이대로 정신병원에서 나가 살아도 정상인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아니...정상인 보다 훨씬 풍요롭게 살수도 있다.
이 책의 의미를 죽기로 결심하니 살길이 보이더라는 고리타분한 교훈으로 일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진다면,그건 다 니가 그렇게 되길 원했기 때문이야."
이 책이 남긴 교훈은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반성이다. 지루하고 평범한 일상을 놀라울 정도로 바꿀 수 있는 건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
게다가 이 책을 읽고 나는 더욱 결혼이 빨리 하고 싶어졌다. 베로니카가 그렇게도 회의적으로 읊조리던 결혼 생활의 '뻔함'을 미치도록 재미나게 꾸려나가고 싶은 욕구.
그렇게 베로니카한테 복수하고 싶은 욕구가 셈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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