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탁월함은 가르칠 수 있는가
학생이
성장하는 데에 있어서 스승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2000년도 전에 언급되었을 메논에도 이러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니 말이다. 스승은
학생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가? 메논은 그것을 ‘탁월함’이라고 보는데 그것이 가능한 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2. 탁월함이란 무엇인가
플라톤의
저서 메논에 나오는 ‘탁월함’은 과거에 덕이라는 용어로 번역되었다. 한자 세대가 아닌 나에게 덕보다야 탁월함이라는 단어가 좀 더 거부감 없이 다가오지만 여전히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플라톤이 말하는 탁월함이란 인식이라고 한다. 또한
탁월함은 가르칠 수 있지만 그것을 가르쳐줄 교사가 없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플라톤이 말하고자 한 탁월함은 단순히 인식 능력(=오성) 자체와는 무관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인간은 스스로 선한
본성을 바로 세울 때 선한 존재가 된다고 말한 맹자의 그것과 가깝다. 다시 말해, 이것은 실천으로 완성되는 영역이다.
3. 실천은 가르칠 수 없다
인간은
아무리 훌륭한 지식 체계를 가지고 있더라도 현실에서 그것의 사용에 의해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발적 실천은 가르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스승이 학생에게 할 수 있는 건 실천을 이끌어내기
위한 깨달음을 주고자 함이다. 그래서 제자백가의 성인들이나 불교의 선승, 프리드리히 니체 같은 사람들은 단박에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을 쓰기도 한다. 때때로
그것은 이해를 한층 더 멀어지도록 만들지만 제대로 먹히기만 한다면 인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한다. 세상의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은 최종적으로 자신의 실천을
스스로의 의지로 만들어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