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롱 그레이 라인
  • 바우돌리노 - 하
  • 움베르토 에코
  • 13,320원 (10%740)
  • 2002-04-30
  • : 2,265

1. 가짜 이야기

 소설 바우돌리노는 주인공인 바우돌리노가 자신의 이야기를 양피지에 직접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놀라운 점은 바우돌리노는 자신이 하는 이야기가 모두 가짜라는 사실을 은연 중에 내비치고 있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모두 거짓말이다! 우리의 바우돌리노는 괘씸하게도(?) 자신의 거짓말을 이렇게 길게도 풀어놓고 있다.


2. 진짜 이야기

 그런데 우리가 여지껏 들어왔던 이야기는 모두 진짜인가? 실은 그렇지 않다. 설령 실제로 경험한 일을 온전히 담았다는 이야기일지라도 그건 화자의 당시 감정, 사회적 위치, 기억의 오류 등으로 모조리 새롭게 재탄생된 것일뿐이다. 그렇다면 이 책 바우돌리노도 실은 진짜 이야기가 아닐까? 바우돌리노가 적은 그것이 전부 그의 상상에서 나온 것에 다름 없을지라도 바우돌리노 나름의 신념과 생각을 훌륭하게 재구성하고 있지 않는가.


3. 이야기의 힘

 이쯤 도달하면 사실 이야기를 읽을 가치가 어디에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에 빠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돌이켜보면 인간은 지금까지 잘도 이야기를 즐겨왔다. 왜? 간단하다. 이야기는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즐겁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주고, 스스로 경험하지 못한 사건에 대해서조차 다음은 어떻게 될까 상상하는 힘을 길러준다.


4. 허허실실의 허와 실

 인간은 단지 이 이야기를 가지고 현실과 착각하지 않으면 된다. 결국 이야기에 현실을 구태여 대입할 필요가 하등 없다. 그것의 본질은 현실이 아닌 허구이기 때문이다. 그냥 보고 즐기면 된다. 즐거운 마음은 진짜다! 이렇게 보면 몹쓸 거짓말쟁이 바우돌리노는 어느새 꿀잼 보장해주는 샤방한 이야기꾼으로 보인다. 어이쿠, 그래 이거 에코가 쓴 소설이였지?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