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환상적 세계
모옌의 이 저서는 제목대로 모옌 스타일이 잘 살아 있는 중단편 작품들을 모은 선집이다. 모옌 스타일이란 평이하게 흘러갈만한 플롯에 마술적인 요소를 차용하여 자신의 소설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가르킨다. 여기서 마술적인 요소란 단순히 작가의 순수한 상상력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는 중국의 설화, 미신들을 윤색한 것들을 말한다. 그래서 이러한 요소들이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동시에 시대성과 지역성을 보여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2. 이야기의 쫄깃함
앞서 밝힌 모옌 소설들의 특징은 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트레이드 마크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를 하나의 파라노마로 능히 엮어내는 기초는 그의 뛰어난 언변에 있다. 인물의 감정이나 사건의 환경을 모조리 이끌면서도 어색한 부분 없이 잘 표현했다. 특히 그의 이야기는 일반 독자가 예상하기 어려운 변칙적인 부분이 많아 항상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은 비교적 분량이 짧은 중단편으로 구성된 이 소설집에서 더 잘 드러난다.
3. 현대인의 안식처로서 소설 문학
철없는 어릴 때에는 막연히 분량이 짧고 술술 읽히는 중단편 소설을 제멋대로 폄하하는 일이 잦았다. 웹툰 볼 수 있는 5분의 자투리 시간조차 내기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위의 망상은 공허한 것이다. 대중교통에서 문학 책 읽기를 즐기는 독자에게 호흡이 짧고 순간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중단편 소설은 두 팔 벌려 환영할만한 책이다. 게다가 모옌처럼 탁월한 이야기꾼이 내놓은 책이라면 두 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 필자 역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도중 읽어서인지 '창안대로 위의 나귀 타는 미인'을 가장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다. 딱히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분들에게도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