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미국 퍼플하트 훈장, 유엔 종군 훈장, 미 국방부 종군장, 미 해병대 상사 계급장을 받은 말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예전에 인터넷에서 글을 읽다가 우연히 6.25 전쟁에 참전해서 훈장을 받은 우리나라 말이 있다는 걸 스쳐 지나가듯 본 기억이 있었는데 말의 이름이 레클리스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실은 책이 나온다고 하여 흥미가 생겨 읽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주가 되는 이야기는 전쟁터 이야기인가 생각했지만 물론 6.25전쟁 당시 치열했던 네바다 전초 기지 전투에 대해서도 자세히 쓰여있지만 전반적으로 레클리스의 생애가 주가 되어 레클리스를 기리고 기억하는 것이 보여서 그런 것들이 읽으면서 너무 좋았습니다. 레클리스의 어미로부터 시작되어 어릴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처음 함께 한 사람은 누구였는지 등에 관한 것도 에피소드나 배경 설명 등을 통해 꼼꼼하다 싶을 정도로 그러나 지루하지 않게 서술하고 있어서 레클리스에 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게 즐겁더라구요. 원래는 경주마로 키워지고 있던 레클리스가 어쩌다 전쟁터를 누비게 됐는지 보면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지만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 똑똑하게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또 대견스러우면서 레클리스가 정말 똑똑하고 영리해서 감탄도 했습니다.
말들이 보통 겁이 많고 섬세한 것처럼 레클리스 역시 그런 면이 없는 것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친화력도 좋은데다 잘 적응한다는 게 레클리스 너 정말 굉장한 녀석이구나 감탄이 절로 나왔고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호불호가 명확해서 본인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는 가차없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장난도 치고 하는 걸 보며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렇게 정이 든 레클리스가 훈련을 거치고 실제로 전쟁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레클리스가 무사하기만을 바라면서도 믿기지 않는 활약상을 보며 안타까운 한편 놀랍기 그지없었습니다. 총알과 포탄이 쏟아지는 곳을 몇 번이나 왔다갔다하며 그 무거운 탄약통을 옮겼다니... 현실이 더 소설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6.25 전쟁이 끝나고 레클리스가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잘 지내다가 2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후에도 레클리스를 잊지 않고 기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어 감동적이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 레클리스 사진과 영상도 더 찾아서 보고 괜히 가슴이 좀 뭉클했습니다. 단순한 일화라기보다는 정말 말 그대로 레클리스에 관한 전기였는데 지루할 틈 없이 3시간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말이 참 똑똑하다는 것도 새삼 다시 느꼈고 사람과 말의 유대가 단순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마지막으로는 이런 전쟁 같은 거 없이 사람이나 말이나 평화롭고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