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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ebybae님의 서재
  • 언어의 위로
  • 곽미성
  • 15,120원 (10%840)
  • 2024-11-25
  • : 1,017


언어의 위로(2024. 동양북스)

곽미성 지음


프랑스에 대한 이해, 프랑스어에 대한 이해, 모국어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주는 책이랄까요. 프랑스어를 전공했던 사람도 아닌데 영화 공부를 이곳에서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바로 프랑스로 건너가 스무 해 넘게 프랑스에서 살고 있다는 저자의 소개를 보며 아니 그게 된다구요 하는 놀람 반,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 반의 심정으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쉽지 않았을 거란 예상대로 프랑스어라고는 자기 이름 소개와 어떻게 지냈냐는 말 밖에 모르던 저자가 8개월 동안의 어학원 생활 후 입학한 프랑스 대학 생활은 이야기를 보는 제가 다 어떻게 견뎌냈을까 대단하다는 마음 반에 안쓰러운 마음 반이었는데 그러다가 문득 저자가 생각하는 외국어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외국어, 그러니까 모국어가 아닌 언어에 대해 완벽해질 수 있을까란 질문에 대해 스무 해 넘게 외국어 생활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건 불가능한 일이라 믿고 있다는 저자의 답변과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란 결론이 재미있더라구요. 저자는 외국어는 언제나 외국어일 뿐, 완벽해지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지만, 외국어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강박을 걷어내는 것이 외국어에서 해방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모름을 인정할수록, 모른다고 이야기할수록 더 알게 된다는 것과 이어지는 예시와 이야기를 통해 모른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 게 저자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그러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니 부끄러우면서 달라져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단순히 외국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자세와도 연결되는 것 같아서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프랑스어와 프랑스 이야기를 통해 단순히 자유와 혁명의 나라 정도로 알고 있던 나라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좋았는데 지금의 프랑스 세대는 또 다르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프랑스어 표현이 영어나 독일어와는 다른 느낌인데 어떻게 다르다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봉쥬르, 울랄라 정도가 알고 있는 프랑스어의 전부라 그런지 아 프랑스어 더 알고 싶은데 하는 마음도 뭉개구름처럼 몽글몽글 커져가게 만들었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프랑스어 구절 중에 가슴을 울리는 구절도 있었는데 그 중에서 이게 가장 마음을 울렸습니다. Chacun cherche son chat. 샤캉 섀르쉬 쏭 샤. '각자 자기의 고양이를 찾아다닌다'는 뜻의 문장인데 우리 모두 찾는 고양이가 다르고, 고양이를 찾는 방법도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지금 경험하는 일들, 현재의 고민도 내 고양이를 찾아가는 나만의 과정이 될 거라는 저자의 글이 참 따뜻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힘내서 걷는 계기가 되더라구요. 


차가운 겨울 바람에도 추위보다는 온기를 느낄 수 있었던 책이라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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