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는 대만사 수업(2024. 현대지성)
우이룽 지음 / 박소정 옮김
대만 하면 버블티, TSMC, 망고, 타이완 정도가 떠오릅니다. 거기에 한 스푼 더하면 국공내전 패배 후 공산당이라면 치를 떠는 정부에 의해 계엄령이 내려졌고 그때 덩달아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해를 입었다고 수박 겉 핥기로 알고 있어서 좀 더 대만을 알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는 400년 대만의 역사라니 이거 너무 솔깃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대만사가 아니라 대만인 그것도 역사 교사의 눈으로 보는 대만 역사라니 많이 기대가 됐는데 역시나 읽다 보니 대만인의 입장에서 그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 대만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막연하게 인터넷 상으로 떠돌던 대만의 혐한 같은 것도 단순하게 단교로 인한 배신감 같은 게 아니라 완전히 같진 않지만 비슷한 환경에 처해서 어느 정도 동질감을 느끼던 나라이기에 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건 좀 이해가 됐습니다.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다거나 우리가 6.25전쟁 후 반공을 부르짖은 것처럼 국공내전이 벌어지고 패배 후 대만에 들어가서 정부가 반공을 부르짖는 모습이 많이 닮았다 싶더라구요.
난폭하고 호전적이었다고 들었던 원주민들이 오히려 한족으로 인해 터전을 빼앗기고 핍박받고 생존도 위협받았다거나 하는 건 좀 충격이었는데 미국의 원주민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이래서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되는 건가 싶더라구요. 모든 것이 다 대만에 있기에 막상 일제의 지배 하에 들어갈 때 차마 중국 본토에 갈 수 없었던 사람들의 선택을 보며 내가 그 때 대만에 살고 있던 사람이라도 정말 어려운 이야기긴 하겠다 싶기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는 반대로 독립운동에 몸을 바친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들이 생각나서 쉽지 않은 결정에 대단함과 미안함을 느끼는 동시에 더 감사했습니다.
대만 원주민 부족의 신화부터 시작해 기록이 존재하는 16세기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왜 그렇게 흘러갔는지 상황과 이유를 들어가며 이야기해서 대만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으며 어느 한쪽의 입장이 아니라 여러 면을 볼 수 있어 더 유익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