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2024. 현대지성)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 이종인 옮김
예전에 읽어보려다 끝까지 안 읽고 디카프리오의 영화로 접했던 위대한 개츠비를 이번 기회에 드디어 끝까지 읽었습니다. 읽다 보면 빨려 들어갈 것 같은 흡입력이 있었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걸 그때는 왜 읽다 말았지 싶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의 미국사회가 배경인데 화려하고 사치스러우며 미국의 풍요를 보여주는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겉만 번드레하고 천박해 보이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파티가 열리는 개츠비의 집과 초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찾아와 파티만 즐기고 가면서도 정작 개츠비의 뒷담화를 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어딘가 어긋나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게 개츠비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하나씩 파헤쳐보라는 작가의 의도인가 아니면 그런 어긋난 시대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건가 물음표를 가지고 읽었습니다.
이야기의 큰 틀은 점점 밝혀지는 개츠비란 인물의 정체와 그의 사랑, 그리고 삼각 관계였는데 이렇게 보면 이게 무슨 명작이고 고전인가 싶지만 그 이야기들만 해도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했습니다. 물론 툭 하고 지나간 장면이 나중에 대비되는 걸 보며 그것이 다가 아니란 것도 알게 되어 다 읽고도 돌아가 여러 구절을 다시 읽어보고 감탄하기도 했지만요. 다 읽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칠 줄 모르고 직진을 달리던 개츠비의 사랑이었는데 물론 작중 개츠비의 행동을 보면 마냥 멋있다기에는 빈틈도 있고 서툰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보여주는 진정성에서 그게 정말 순수한 사랑이든 자신의 꿈이기에 불태우는 사랑이든 데이지를 향한 낭만적 사랑을 보며 어떤 면에는 공감하고 응원하며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옮긴이의 작품해설이 담겨있었는데 아 이게 이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고 이런 장치로 볼 수 있구나 하며 한 번 읽는 걸로 그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품해설 외에도 표지의 세련된 일러스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표지 뿐만 아니라 곳곳에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어서 책 속 세상의 모습이 자연스레 상상이 되어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고전은 뭔가 딱딱하다 싶어 망설이는 사람이 많은데(저도 그런 편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도 생각처럼 딱딱하기만 한 책은 아니더라구요. 당시의 생활상과 생각 같은 걸 곱씹어보며 지금과 무엇이 다른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고 막상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은 달라진 게 없구나 느끼면 생각할 것들이 좀 더 많아지기도 해서 이래서 고전을 읽는구나 싶었습니다. 휴가 중에 읽을 책이 고민 중이라면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보는 건 어떨까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