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추리 작가 협회에서 그 해 최고의 장편소설에 수여하는 던컨 로리 대거 상의 2006년 수상작.
무슨 대거 상을 받았다고 하면 왠지 읽어보고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생기기 마련이고, 또 퍼즐미스테리 운운하면 반드시 봐야된다는 의무감에 꽉 사로잡히게 된다.
하지만 기대를 충족시킬만큼의 만족도는 얻지 못했다. 역시 광고문구에 너무 기대가 컸나보다.(;;)
붉은 목도리가 선명하게 눈 위에 쓰러진 십대 소녀 캐서린의 시체.
8년 전에 사라진 캐트리오나라는 작은 소녀.
검은 갈까마귀떼.
그리고
소녀들과 연결된 백치 노인 매그너스.
다른 십대 소녀 샐리.
또 다른 작은 여자 아이 캐시와 엄마 프랜.
기나긴 묘사가 없어도, 짤막한 한 문장만으로도 캐릭터가 생생히 그려지는 그러한 글이 있다고 생각한다. 레이븐 블랙에는 많은 캐릭터들이 나오고, 캐릭터의 상세한 묘사가 많기는 하지만, 왠지 각각의 캐릭터의 개성을 이거다 하고 잡아내기에는 조금.. 너무 두리뭉실하다고 해야할 지, 구구절절하다고 해야할지...
중요한 인물인 캐서린과 매그너스, 그리고 샐리가 좀더 뚜렷하고 명확하게 다가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연관이 없는데도 책을 읽으면서 계속 떠오르는 책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ABC 살인사건' 이었다. 살인 사건과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외판원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면서 마치 외판원이 범인일거라고 읽는이가 지레짐작하게 만들어버리는 구성에서, 마치 매그너스가 이 외판원처럼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트릭이나 날카로운 추리력이 돋보이는 글은 아니지만, 딱히 많이 부족한 소설도 아니고..읽기에 무난한 소설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