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자의 산문집이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읽어 본 책. 읽고나서 첫 느낌은 '불친절함'이였다. 상대방에게 귀를 열고 잘 들어주고, 열린 맘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시각으로 감동과 갈등을 해소해주는 상담자를 기대하지 말자. 글 곳곳에서 겉모습은 온화하고 친절해보이지만 고지식해져버린 노학자같은 답답한 목소리가 신경을 거스른다.
책 테두리에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는데, 자신을 위한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맨드레이크 뿌리를 얘기하면서 혼자 재미있어한다. 독자와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면, 친절한 작가라면 맨드레이크 삽화 한,두장 정도 넣어주었을 것이다. 벽오동 나무 에피소드도 마찬가지다.
키우고 있는 식물의 이름과 원산지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묻는다. 식물을 키우는 사람의 기본이 되려면 이름과 원산지 정도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물론 식물의 성장 조건을 알려면 원래 그 식물이 살던 곳의 환경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식물을 키우려고 하냐는 고고한 잔소리로 들려 신경이 거슬린다. 정작 책에 삽화로 그려진 식물들의 학명과 이름은 한글자도 써주지 않았으면서. 알고 싶으면 도감 찾아보고 공부하라는 건가보다. 이런 점이 불친절하게 느껴진다. 마치, 나는 너무나도 잘알아서 그림만봐도 무슨 식물인지 이름과 원산지도 다 아는데, 독자들 너희들도 알고 싶으면 공부해! 라고 말하는 듯해서 읽으면서 불쾌함마저 든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잘 하라는 멘트. 다른 사람들은 몰라서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엄친딸의 조언 같은 얘기들, 의미없게 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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