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 (368)- P368
지삼만이 거들어주었으나 왈가왈부 시시비비는 말다툼으로 번지고 관수 석포, 나중에는 강쇠까지 주먹으로 삿대질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삿대질에서 그치고 육박전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실상 핏대를 세우고 떠들어대었지만 그들끼리의 대결이 별무효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싸우는 이들 중에서 학식이 있고 조리 있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은 석포 한 사람, 관수가 말깨나 하지만 나머지는 거의가 언문 정도를 깨친 그런 처지고 보면 실상 느낌이 있어도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며 이들이 십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행동일 뿐이다. 한데도 왈가왈부 떠들어보는 것은 먹물 먹은 사람만 대수냐, 우리도 그런 정도는 알고 있으니 무조건 승복은 아니라는 치기 어린 오기던 것이다.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환이의 능력을. 몇 사람을 거쳐서 내려오는 지시는 환이로부터, 그리고 그의 지시는 영락없이 정확한 성과를 거두어왔다. 무조건 승복이 아니라는 오기도 속셈으론 환이에 대한 관심의 표시요 신비스런 뭣으로 가려진 그의 정체를 벗겨보고 싶은 호기심이었던 것이다. (383)- P383
야무네는 숨을 할딱이며, 조그마한 것을 석이 손에 쥐여준다.
"아무래도 그냥 가기가 서분해서, 마침 떡장사가 있길래 샀다. 가믄서 입가심이나 해라."
"아지매도 참,"
"이냥, ... 서분해서 ... 부디 아금바리 해서 옛말 하고 살아라이? 우리사 머 지는 해니께...."
야무네는 눈물을 닦으며 돌아서 간다. 우두커니 손에 쥐여준 떡을 보다가 야무네 뒷모습을 보곤 하는 석이 어깨를 툭 친 관수
"어 가자. 간장 녹을 일이 어디 한두 가지가. 산 보듯 강 보듯, 가자!" (354)- P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