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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BOOK적 BOOK적한 나날들
불상에 대해, 조각에 대해 뭣도 모르고 그저 몇 번 보았을 뿐인 내게도 깊이 감동을 주는 유물이 있는데 바로 미륵반가상이다.
박물관에 가면 금동미륵반가상 앞에서는 유난히 차분해지고 숙연해지면서 그 온화한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세상 시름을 다 잊을것만 같다.

답사기 교토편을 읽다보니 첫 장부터 신라에서 보낸준 것으로 전하는 광륭사의 목조미륵반가상이 나오는데 나는 또 거기에 사로잡혀 더이상의 진도를 못나가고 있다. 사진으로라도 자꾸만 들여다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다가 이렇게 멋진 유물을 감상하고 멋드러진 예찬을 남긴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또 좌절한다. 나는 언제나 저런 안목이 생길까? 과연 안목이란게 생기기는 할까? ㅎㅎ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는 이 조각상을 보고 ˝지상의 시간과 속박을 넘어서 달관한 인간 실존의 가장 깨끗하고, 가장 원만하고, 가장 영원한 모습의 상징˝이라고 했다 한다. 음... 좋다...

목조미륵반가상의 아름다움은 사진과 그림으로도 표현이 되는데, 책에 실린 오가와 세이요의 사진 작품이 정말 좋았다. 구할 수 있다면 액자로 만들어서 방에 걸어놓고 싶을 정도로.
수시로 바라보면 천방지축으로 들끓는 마음을 좀 가라앉힐수 있지 않을까?

유물을 보는 안목에 대해 좌절하고 있을 무렵 유홍준 교수님이 중용의 한 구절을 소개하면서 나를 이렇게 위로한다.

어떤 사람은 나면서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며, 어떤 사람은 노력해서 안다. (...) 그러나 이루어지면 매한가지다.

안목을 키우려면 타고나지 않은 바에야 자주 보고 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이루어지면 매한가지라 하지 않는가!! ㅎㅎㅎㅎ
(북플도 텍스트 사이에 사진 삽입 기능이 있음 좋겠다. 두장의 사진 중에 칠흑같은 배경으로 불상의 얼굴을 담아낸 사진이 오가와 세이요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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