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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책 (먼슬리 클래식)

저자 : 페르난두 페소아

출판사 : 문학동네

출간 : 2026.07.10

장르 : 에세이 > 외국에세이

원제 : Livro do Desassosse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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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가장 오래 들여다본 적은 언제였을까요.



바쁘게 하루를 보내다 문득 혼자 있는 순간이 찾아오면 생각이 많아질 때가 있습니다.

별것 아닌 기억 하나가 떠오르기도 하고 지나간 일을 다시 생각하기도 하지요.

그렇게 꼬리를 무는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무엇을 고민하고 있었는지조차 흐려집니다.

어쩌면 불안이라는 것도 명확한 하나의 감정이라기보다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의 흔들림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요?

간밤에 읽은 『불안의 책』은 바로 그런 내면의 움직임을 오래 바라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불안이라는 이름


짧은 문장 하나로 끝나는 글이 있고 한참 동안 생각을 따라가게 만드는 글이 있습니다.

『불안의 책』은 일반적인 에세이와는 조금 다른 책이었습니다.

뭐랄까, 하나의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책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길에서 건져 올린 생각들이 차곡차곡 놓여 있는 책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머무는 부분에서 잠시 멈추기도 했습니다.

무언가를 분명하게 설명하기보다 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서 읽다 보면 누군가의 아주 깊은 생각 속을 잠시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나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


여러 이명은 저자의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죠.

그는 하나의 이름과 하나의 모습으로 자신을 고정하지 않고 서로 다른 인격과 목소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불안의 책』에서는 그 가운데 베르나르두 소아르스라는 인물이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현실에서 평범한 회계사무원으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과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세계가 전혀 다르다는 점입니다.

겉으로는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그의 생각은 현실의 장소와 시간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사람을 겉으로 보이는 생활만으로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생각이 많다는 것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이 많다는 말이 귓가를 울리는 듯했습니다.

우리는 생각이 많으면 피곤하다고 말하고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하라고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하지요.

하지만 저자가 보여주는 내면은 생각이 많다는 것이 반드시 버려야 할 상태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하나의 풍경을 바라보다 오래전 기억으로 건너가고 현재의 감각에서 상상으로 넘어가며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마음의 움직임.

그렇게 이어지는 생각 속에서 평소에는 지나쳤던 감정과 기억의 결이 조금씩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불안하다고 부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은 끊임없이 자신을 이해하려고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르죠.



간밤에 읽은 책, 불안의 책


매번 먼슬리 클래식을 챙겨보다 보니 오랜만에 『불안의 책』을 재독하였습니다.

『불안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때를 상기해보면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덮어두기에는 마음에 남는 생각들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안이란 감정을 꼭 없애야만 하는 감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흔들리고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에도 그 안에는 분명 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이 있을 테니까요.


『불안의 책』은 저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남긴 미완성 원고를 바탕으로 사후에 엮인 작품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처럼 읽기보다는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을 따라가며 읽게 됩니다.

책 속 인물은 평범한 공간에서 일을 하고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내면에서는 끊임없이 다른 세계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 보면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흐려집니다.

현재의 순간에 과거의 기억이 겹쳐지고 눈앞의 풍경에 오래된 감정이 스며들기도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이 책의 독특한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우리 역시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 장소에 있으면서도 마음만큼은 수많은 시간과 공간을 오가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혼자 있는 시간이 힘든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동안 밀어두었던 생각들이 한꺼번에 찾아오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불안한 마음을 무조건 밀어내기보다 잠시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지요.

재독하고 나니 『불안의 책』은 바로 그 시간을 위한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답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래 바라보게 만들어주죠.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느끼는 흔들림 역시 나라는 사람을 이루고 있는 일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남아 책을 덮고 나면 마음이 조금은 더 조용해질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에 생각이 많아지는 분

자신의 내면과 감정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은 분

깊이 있는 에세이를찾는 분




『불안의 책』은 삶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건네는 책은 아닙니다.

대신 우리가 평소 지나쳐버리는 생각과 감정에 오래 머물도록 하죠.

마음이 복잡한 날에는 빠르게 읽어내려가기보다 한두 편의 단상을 읽고 잠시 책을 덮어보세요.

그렇게 천천히 읽다 보면 어느 문장 앞에서 지금의 나와 닮은 마음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주말이 곧입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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