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이해인 수녀님의 시 「꽃멀미」를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이 시는 꽃과 사람, 아름다움과 피로함 사이에서 우리가 왜 다시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지를 조용히 들려주는 작품입니다.
꽃멀미 _이해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 해설 및 주제 분석
「꽃멀미」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 가운데서도 사람과 관계에 대한 통찰이 가장 따뜻하게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시의 전반부에서는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나서 생기는 피로와 꽃을 너무 많이 보아도 생기는 어지러움을 나란히 놓습니다.
이 대비는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자연의 풍요로움을 동시에 떠올리게 합니다.
[말에 취해 멀미가 난다]는 표현은 관계 속에서 생기는 감정의 과잉과 소모를 담고 있고 [향기에 취해 멀미가 난다]는 말은 아름다움조차 지나치면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시인은 꽃을 바라보며 오히려 사람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사람에게도 꽃처럼 저마다의 향기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 시가 주는 메시지
관계가 버거울수록 우리는 사람을 피하고 싶어지지만 그 안에도 여전히 향기는 남아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아프고 어지럽지만 그렇기에 더 소중한 건 아닐까요?
어쩌면 사람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꽃처럼 바라보는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늘 말합니다.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야말로 가장 조용하고 깊은 사랑이라고.
■ 하나의 감상
사람을 많이 만나고 나면 괜히 지치고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지요.
그럴 때 우리는 사람에게서 멀어지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꽃멀미」는 다르게 말합니다.
꽃을 너무 많이 봐도 어지럽지만 그래도 꽃을 미워하게 되지는 않는다고요.
그 사실을 떠올리는 순간, 사람도 다시 꽃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하루 그리고 내일의 하루가 조금은 어지럽고 벅찰지라도 우리가 서로에게 남길 수 있는 향기는 분명히 있을 겁니다.
이 시를 읽는 오늘, 사람을 다시 한 번 믿어보고 싶은 마음이 당신 안에도 살짝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