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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파리 - 정우철

장르 : 미술 · 예술

출판사 : 오후의서재 (2025)

키워드 : 파리미술여행, 파리 예술사, 미술 교양 에세이, 정우철 도슨트, 파리 명화, 파리를 사랑한 화가들




예술가가 사랑한 파리는 지도보다 먼저 시선으로 그려진다.





■ 끌림의 이유


파리를 향한 마음은 언제나 낭만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멈춰서는 부분은 바로 예술입니다.

노을진 센강, 몽마르트르의 공기, 건물의 곡선, 이 모든 풍경은 화가들의 붓끝에서 다시 태어나고 그 재탄생의 순간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예술가의 파리를 걷게 됩니다.

『화가가 사랑한 파리』는 바로 그 길을 따라가는 책입니다.


도슨트의 시선으로 전시실을 벗어나 작품이 태어난 자리부터 화가가 숨 쉬던 거리, 그들이 사랑하고 지나갔던 파리의 공기까지 거닐다보면 가보지 않았어도 파리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17명의 거장과 101점의 작품.

이 숫자만으로도 책이 품은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설명이 아닌 경험으로 예술을 보여주고 있어 뭐랄까, 작품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시간 속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 간밤의 단상


근래 잠시 외출하러 나갈 때나 주말에 카페로 향할 때면 『화가가 사랑한 파리』는 꼭 들고 다녔습니다.

파리는 이상하게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더라도 마음속 어딘가에 자리한 도시입니다.

그 풍경은 늘 익숙한 듯 낯설고 화려한 듯 쓸쓸하며 현대의 도시이지만 오래된 예술의 시간으로 흐릅니다.

이 책은 그런 파리를 예술가의 손길로 복원한 도시로 보여줍니다.


「미드나잇 인 파리」를 영화관에서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 순간, 영화관은 파리로 변했고 저와 예술가들만 남아있는 듯했습니다.

영화관에서 두 번이나 보고도 이후 스크립트까지 구해 수십 번은 더 본 듯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에서 나온 예술가들에 대해 공부하듯이 찾아봤다지요.

그만큼 파리는 제게 사랑 그 자체였습니다.



저자가 책에 대한 주제로 파리를 떠올렸을 때 곧장 생각한 화가가 바로 외젠 들라크루아입니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인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보면 '아, 이 그림!'이라며 모두들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릅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그는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했습니다.

그는 루벤스에게 생동감과 풍부한 색채감을 배웠고 베로네세로부터 장대한 구도와 고전적 이상미를 흡수하였습니다.

그렇다보니 선보다 색, 이성보다 감정, 고요함보다 격정을 믿은 낭만주의 회화의 대표주자로 성장한 것입니다.

그의 작품인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서도 그 특징들이 잘 드러납니다.

펄럭이는 프랑스 삼색기를 든 여인은 프리기아 모자를 쓴 자유의 여신인 마리안느입니다.

한 손에는 총을, 다른 손에는 깃발을 들고 있지요.

이는 신화 속 환영이 아닌 땅 위를 함께 걷는 용감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그림은 1830년 파리의 기억만 담긴 것이 아니라 혁명이 특정 계층만이 아닌 시민 모두의 것임을 표현하고 있을 뿐더러 그 가치와 의미는 자유를 외치는 상징임을 세계 곳곳에 울려 퍼지게 하였습니다.


대한민국도 비슷한 순간이 있었죠.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30분은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생일 전날이기도 해 작년에도, 올해도 12월 3일이 되면 계엄이란 단어부터 떠오릅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외치며 광장으로 나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하나가 되었습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외친 우리의 모습, 들라크루아의 그림 속 여인과도 닮았지 않나요?



단순히 그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림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화가에 대한 배경지식까지 꽉 차있어 미술과 인문학을 한번에 쥔 것만 같았습니다.

마음같아선 책에 나온 작품들을 일일이 다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역시 거장들의 시선이 포착한 순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예술은 화려함 속이 아니라 삶의 작은 틈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예술가가 사랑한 도시를 바라보는 일은 결국 우리가 바라보는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는 일입니다.

파리를 사랑한 화가들의 시선은 풍경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무엇을 감각하고 기록할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천천히 물었습니다.


오늘은 이 문장을 품고 하루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예술은 도시를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도시를 사랑한 마음의 잔상이다."



■ 건넴의 대상


파리의 예술사를 알고 싶은 분

미술 교양을 쌓고 싶은 분

파리를 사랑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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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파리』는 여행의 설렘과 예술의 깊이를 동시에 품은 책입니다.

한 도시를 사랑한 화가들의 시선이 당신의 일상에도 잔잔한 빛으로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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