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주의 책 DIGEST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작은 온기를 붙드는 마음의 여정
12월 둘째주인데 11월 마지막 주의 책탑을 올리지 못해 급하게 올려봅니다.
일주일에 두 번 다니는 병원도 한 번밖에 못 갈 정도로 근 2주 동안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보니 초안은 써놨었는데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지요;
그래서인지 고요한 새벽녘에 읽는 책 한 권이 제게는 하루를 가만히 붙들어주는 존재나 다름없습니다.
11월의 마지막 주는 가을이 겨울로 기울어가는 조용한 길목 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주의 독서는 자연스럽게 마음이라는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관계가 남기는 흔적, 상실 뒤에 찾아오는 성찰, 철학이 비추는 일상의 태도, 끝까지 간직하고 싶은 마음들.
책장 위에 놓인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한 방향을 가리키는 듯했던 한 주였습니다.
비슷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이 기록이 작은 숨결이 되길 바랍니다.

■ 이번 주 <간밤에읽은책> 돌아보기
월요일 | 『나의 폴라 일지』 – 김금희
『나의 폴라 일지』는 문명과 멀리 떨어진 세계에서 작가가 약 한 달간 세종기지에서 경험한 일상의 조각들, 그 조각들이 마음속에서 어떤 울림으로 번져갔는지를 따라가는 에세이입니다.
저자가 바라본 남극은 흰색의 대지가 아니라 빛이 미세하게 일렁이고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마음의 흔적이 새겨지는 곳이었습니다.
남극은 멀고 낯선 공간이지만 오히려 삶의 본질이 가장 정확하게 드러나는 곳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KEYWORD ▶ 나의폴라일지 독후감 | 김금희 에세이 리뷰 | 에세이 추천 | 남극 탐방기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5816104
화요일 | 『리버보이』 - 팀 보울러
『리버보이』는 소년과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정을 강물 위에 고요하게 펼쳐냅니다.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시간을 곁에서 지키는 소녀 제스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게 될 이별의 순간과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죽음을 둘러싼 두려움과 슬픔이 잔잔한 물살처럼 번져가죠.
세상이 멈춘 듯 느껴지던 순간, 누군가를 잃는다는 일 앞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들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KEYWORD ▶ 리버보이 독후감 | 팀보울러 책 리뷰 | 성장소설 | 청소년문학 추천 | 소설 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7001814
수요일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짧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는 톨스토이의 대표적인 사유의 책입니다.
가난한 구두장이와 부부 그리고 땅에 떨어진 천사, 저자는 인간의 내면을 잇는 선함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서로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오래된 고전소설 중 하나입니다.
KEYWORD ▶ 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독후감 | 톨스토이 책 리뷰 | 러시아 고전 추천 | 러시아 소설 | 삶의 의미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9145059
목요일 | 『철학의 쓸모』 - 로랑스 드빌레르
요즘처럼 불안이 일상이 되고 어디에도 답을 찾기 힘든 시대입니다.
그럴 때면 꼭 꺼내드는 게 있으니 바로 철학입니다.
철학은 어렵고 멀게 느껴지기 쉽지만 이 책은 오히려 철학이 일상의 중심 가까이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감정의 방향을 살피고 관계에서 흔들리는 이유를 되묻고 삶의 태도를 가다듬는 방법을 다루며 철학이 결국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기술임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철학의 쓸모』를 읽다 보면 삶의 복잡함이 사라지진 않지만 그 복잡함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조금씩 변합니다.
고통을 끌어안는 법, 후회를 흘려보내는 법, 불안에 무너지지 않는 법 모두 철학이라는 언어를 통해 다시 정돈됩니다.
이렇듯 철학은 삶을 가르치지 않지만 삶을 조금 덜 아프게 만드는 기술을 알려줍니다.
KEYWORD ▶ 철학의쓸모 독후감 | 로랑스드빌레르 책 리뷰 | 철학 입문 추천 | 인문학책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9485358
금요일 |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 -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매번 작은 마음들을 소중하게 옮기다 보니 그 여운이 참 오래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은 읽는 것만으로도 따뜻하지만 손으로 써 내려갈 때 비로소 마음 속 문장이 완성되는 시집입니다.
필사라는 고요한 행위를 통해 문장이 제 마음에 가까이 자리 잡는 순간, 그 어떤 시보다 오래 남게 됩니다.
KEYWORD ▶ 끝까지남겨두는그마음 독후감 | 나태주 시집 | 시집 추천 | 필사시집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0681381

■ 이번 주 <함께읽는시집> 돌아보기
나태주 | 『안부』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매번 작은 마음들을 소중하게 옮기다 보니 그 여운이 참 오래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짧은 시 한 편이지만 마음의 온도를 바꾸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안부라는 단어에 담긴 다정한 감정이 나태주 시인의 필터를 거치니 더욱 다정하게 번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가볍고 짧지만 누군가의 하루를 충분히 지탱해줄 따뜻한 시입니다.
KEYWORD ▶ 나태주 안부 | 감성 시 추천 | 짧은 시 감상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0999295
♥
11월 마지막 주의 독서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건너가는 조용한 여정이었습니다.
소설, 에세이, 철학, 필사 시집까지 서로의 물결을 이어가며 결국 두 가지 질문 앞에 멈춰 서게 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끝까지 남겨두는 마음은 무엇인가?
몸과 마음이 지쳤어도 책이 건넨 작은 위로들이 하루의 빛이 되어주던 한 주였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어느 문장에 오래 머물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