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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책장
  • 소년이 온다
  • 한강
  • 13,500원 (10%750)
  • 2014-05-19
  • : 968,951




■ 책 정보


소년이 온다

저자 한강

창비

2014-05-19

소설 > 한국소설

해외 문학상 > 노벨문학상





■ 책 소개


1980년 5월 광주.

한 소년의 죽음과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따라가며 한국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시간을 정면으로 마주한 소설입니다.

단순한 역사소설이 아니라, 폭력 이후의 생과 죄책, 기억과 애도의 문제를 파고드는 이 소설은 고통을 바라보는 윤리적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주인공 ‘동호’는 계엄군의 폭력으로 숨진 친구의 시신을 지키기 위해 도청으로 들어갑니다.

이후 그의 죽음은 주변 인물들의 삶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각각의 시점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잊지 말아야 할 진실을 우리 앞에 놓습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비가 올 것 같아.

너는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

정말 비가 쏟아지면 어떡하지.

너는 눈을 가늘게 뜨고 도청 앞 은행나무들을 지켜본다. 흔들리는 가지 사이로 불쑥 바람의 형상이 드러나기라도 할 것처럼. 공기 틈에 숨어 있던 빗방울들이 일제히 튕겨져나와, 투명한 보석들같이 허공에 떠서 반짝이기라도 할 것처럼.



마이크를 쥔 젊은 여자의 카랑카랑한 음성이 분수대 앞 스피커에서 울려온다. 네가 걸터앉은 상무관 출입계단에서는 분수대가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나마 추도식을 보려면 건물 오른편으로 돌아나가야 한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고 너는 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여러분, 적십자병원에 안치되었던, 사랑하는 우리 시민들이 지금 이곳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피를 흘리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그 피를 그냥 덮으란 말입니까. 먼저 가신 혼들이 눈을 뜨고 우릴 지켜보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킨 거잖아, 권력을 잡으려고. 너도 봤을 거 아냐. 한낮에 사람들을 때리고 찌르고, 그래도 안되니까 총을 쐈잖아. 그렇게 하라고 그들이 명령한 거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어.



네가 죽은 뒤, 나는 살아가는 게 두려웠다. 살아 있다는 게 죄스럽고, 숨 쉬는 일조차 너에게 미안했다.



죽은 자보다 산 자가 더 오래 괴로워하는 이 문장은, 부채처럼 가슴에 남은 죄의식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애도하지 못한 슬픔과 마주하지 못한 진실 그리고 남겨진 자의 시간이 때로는 삶보다 더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조용히 속삭입니다.





■ 책 속 메시지


『소년이 온다』는 과거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묻는 작품입니다.

폭력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그 폭력을 외면하거나 잊으려 했던 우리 모두가 이 이야기의 일부임을 상기시킵니다.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고통을 바라볼 것인지 또한 죽음 이후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인간의 존엄은 무엇인가에 대해 묻습니다.



■ 하나의 감상


문장 하나하나가 비탄으로 젖어 있지만 그것이 감정에 함몰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절제된 언어는 더욱 큰 울림이 되어 제 가슴 깊은 곳을 조용히 두드렸습니다.


광주사태를 실제 겪었던 아빠는 어린 시절부터 저희에게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랬기에 지난 윤석열 계엄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칼을 들고 휘두르려 했지만 다친 사람이 없었다고 해서 죄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어떤 논리에도 맞지 않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참상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날 광주에서 스러져간 이름 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숨이 막히고 문장을 넘기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지만, 그 고통을 함께 견디는 일이 곧 기억의 윤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끝내 말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진혼곡이자 현 시대의 양심에 던지는 물음입니다.


잊지 않고 끝까지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건넴의 대상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문학으로 느끼고 싶은 분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알고 싶은 청년 세대

한강의 문장을 통해 진실과 마주하고 싶은 사람


고통과 애도, 기억의 윤리에 대해 사유하고 싶은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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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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