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인가 이 책을 아마존에서 우연히 찾아보았는데 동물에 관한 내 관심사와 잘 맞았고 재밌는 제목 또한 눈길을 끌어서 유심히 봤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원제는
Why We Love Dogs, Eat Pigs, and Wear Cows: An Introduction to Carnism로 한국어판 역시 원제를 그대로 따랐다. 이런 책이 나와주면 독자로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번역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그건 내가 이 책을 사서 읽고 난 뒤에 판단할 문제이고) 한국어로 편하게 독서할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주문하기 전에 다시 한번 아마존에 들어가 원서 검색을 하려다가 조금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다시피 검색 결과 아래 이 책과 관련이 있는 다른 책들도 검색이 되는데 그중
Some We Love, Some We Hate, Some We Eat: Why It's So Hard to Think Straight About Animals란 책까지 보게 된 것이다. 차라리 안 봤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책인데 같은(비슷한) 표지를 하고 있다? 뭐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뭔가 안 풀리기 시작하면 어떤 소스라도 갖다 붙여 놓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게 표지 작업이니까. 그런데 이런 사례가 다른 출판사의 책들에서도 한두 번이 아닌 걸 보면 정체성이나 아이디어의 부재 같은 뭔가를 떠나 성의가 없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트집 잡는 것보다는 책의 장점을 더 말하고 싶은데 우연치 않게 이걸 봐 버린 게 안타까울 뿐이다. 책이 2-3주 늦게 나온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디자이너에게 좀 더 넉넉한 시간을 주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이런 사례가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이 표지가 표절인지 아닌지,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인지 '도용'한 것인지 의견이 다를 것이다....
맙소사... 알라딘에서도 검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