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아침에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러닝화를 새로 주문했다. 시골에서 운동화를 사려면 주변 도시로 나가야만 하기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했다. 상품 상세 설명은 주요 장점들만 설명되어 있는데,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운동화를 받아든 날,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런 불량품이...'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운동화 바닥 뒤편 바깥쪽이 깎아져 있었다. 그런데 닳은 것은 아니고 왠지 의도적으로 깎아놓은 듯 보였다. 상세 설명에는 나와 있지 않았는데....
이럴 때 AI 도움을. 최근 러닝화 중에는 뒤꿈치 바깥쪽을 일부러 깎아서 디자인 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일명 <베벨드 힐(Beveled Heel)>. 뒤꿈치가 먼저 바닥에 닿는 방식으로 뛸 때 바깥쪽이 먼저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바깥쪽 바닥을 깎아 줌으로써 충격을 줄이고 자연스레 발 중간을 지나 앞쪽으로 지면 반력이 작동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반면 책 <본 투 런>에 소개된 멕시코의 인디언 원주민 타라우마라 족은 장거리 달리기에 뛰어난데, 이들은 지면에 발 중간이나 앞꿈치가 먼저 닿는 미드풋이나 포어풋의 자세로 달린다. 그래서 신발을 아예 신지 않거나 와라체라는 평평하고 부드러운 바닥을 지닌 전통 샌들를 신는다.
현대 과학에서는 발의 어떤 지점이 먼저 지면에 닿는 것이 더 좋은 지에 대한 평가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뒤가 닿는 것은 그것대로 앞이 먼저 닿는 것은 그것대로 발의 충격을 흡수하고 반력을 사용하는 근력 등이 서로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베벨드 힐 방식의 운동화를 신고 걸어보니 뒤쪽이 깎여진 느낌이 든다. 하지만 막상 달리기를 해 보면 이런 느낌을 받지 않고 무난히 달릴 수 있다. 그럼에도 왼쪽과 오른쪽 신발의 깎인 정도가 차이가 난 게 못내 아쉽다. 보다 정교하게 신발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