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는 방법은 농사를 짓는 사람 수 만큼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농사는 표준화 된 양식보다는 각자의 경험치가 중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자신이 농사짓고 있는 땅이 다르고, 기후가 다르기에 표준이라는 말조차 쉽게 동의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작물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고, 이 특성을 잘 살려 키운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표준이라 할 작물재배법이 전혀 없다고 무시할 수도 없다.
대부분의 현대적 농사는 비료와 농약의 도움을 받는다. 많이 먹이고 약을 처방해 키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고투입의 농사는 다수확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땅의 힘을 잃고 물을 오염시키는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지속가능한 방식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져 온다. 그래서 유기농업이라는 방식이 이야기되고, 이를 넘어 자연재배법 등 다양한 친환경 농업의 방식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친환경 방식은 그 수확량이 흔히 말하는 비료와 농약을 쓰는 관행농법에 비해 떨어지고, 결과물이 보기에도 일정하지 않고 들쑥날쑥해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 일쑤다. 게다가 친환경 농사를 짓는 것은 무척 수고스러워, 웬만큼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농사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 <농업고수>는 새로운 대안법을 제시한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비료와 농약을 최대한 쓰지 않으면서도, 수확량은 늘어나는, 그야말로 마법같은 농사법이다. 책에서 말하고 있듯 돈도 되고 환경도 살리는 새로운 농법 <수직 재배>다.
수직재배란 말 그대로 식물을 똑바로 위로 자라도록 키우는 방식이다. 덩굴식물도 지주대를 세우고 위로 키우고, 나무도 모종때부터 옆으로 퍼지지 않도록 키우며, 전지 방법도 위로 자라는 흔히 말하는 도장지를 살려서 키우는 방식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농사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라 쉽게 납득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수직재배법에 눈길이 가는 것은 이 방법으로 농사를 지은 사람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농업고수>는 수직재배법을 도입해 설파하고 있는 도호 마사노리라는 인물이 어떻게 이 농법을 알게 됐고, 이 농법이 가능한 이유 등을 설명하는 전반부와 이 농사법에 도전해 성공한 일본 곳곳의 농가들을 취재한 후반부로 나누어져 있다. 일종의 모험이라 할 수 있는 이 농법이 기존의 농법과 부딪히며 기존 농법을 전파하는 조직과의 갈등을 빚어내고, 이를 어떻게 이겨내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꽤 흥미진진하다. 수직재배라는 방식 자체의 흥미도 있지만 사람 이야기도 꽤 재미있다.
잎끝과 뿌리끝에서 각각 생산되는 옥신과 지베렐린이라는 호르몬의 적극적인 흐름을 통해 작물의 건강과 면역력을 키움으로써 비료와 농약이 필요치 않다는 수직재배.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욕망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