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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6년 3월 17일


내일 비가 온다는 소식에 왠지 마음이 바빠진다.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을텐데...

짜투리 시간을 내 묵은 씨앗을 상토에 심었다. 



상추와 케일, 청경채다. 최소 3년 길게는 5년 정도 된 씨앗들이다. 씨앗들도 그냥 묵히면 발아율이 떨어진다. 냉동고에 두어서 잠을 자게 하면 긴 시간이 흐른 뒤에도 발아율이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씨앗도 생명이다. 뭐,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기에 호흡을 한다. 호흡을 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생성시켜 생명을 유지하는 활동을 한다는 뜻이다. 즉 씨앗이 가지고 있는 양분을 소모시킨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씨앗을 실온 상태에 두면 양분이 빠져나가거나, 세포 내 화학반응으로 인해 유전자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게다가 벌레 등 외부 침입에도 취약해진다. 하지만 냉동 상태에 두면 외부 침입을 막을 뿐더러, 호흡이 거의 정지상태가 되어 에너지 소모가 없어 길게는 수 천 년 까지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냉동상태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수분율을 떨어뜨려야 한다. 수분을 품은 채 냉동시키면 금이 가거나 쪼개질 가능성이 커진다. 


전 세계의 수많은 씨앗들을 저장하는 곳이 있다.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에 있는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다. 일명 씨앗의 방주다. 스발바르 제도는 북극점과 가까운 영구동토층인데다, 화산이나 지진의 피해로부터 안전한 곳이다. 정치적으로도 국제적 분쟁이 없고, 테러의 위협으로부터로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그러면서도 공항이 있어, 세계의 종자를 가져오기에 편리한 부분도 있다.



아, 씨앗 하나 뿌려 놓고서 참 멀리도 왔다. ^^ 이번에 심어 놓은 씨앗은 냉동 보관하지 않은 것들이다. 냉동 보관을 했어야 했는데, 게으른 탓에 지난해 씨앗을 심고서 외부에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 아직 아침 기온이 영하이기에 실외 수도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비가 온다는 예보에 짜투리 시간을 내어 씨앗 몇 개를 심어 본 것이다. 내일 비를 맞고 씨앗들이 기지개를 켰으면 좋겠다. 과연 몇 개나 싹을 틔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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