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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025년 11월 13일 오픈한 넷플릭스 일본 시리즈 6부작 <이쿠사가미;전쟁의 신>은 마치 <오징어게임>을 일본 메이지유신 시대로 옮겨 사무라이들을 참가자로 한 서바이벌 게임(따지고 보면 <오징어게임>보다 먼저인 <배틀로얄> 계열이라 하는게 더 적확하지 않을까 싶다)으로 만든 것처럼 느껴진다. 


일본의 메이지유신은 근대화로의 대변혁시기로 사무라이라는 계층 또는 집단이 몰락하고, 이들이 차고 있던 검도 모두 반납해야 하는 시기였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요구하는 직업이 변하듯 사무라이는 그 변화에서 뒤처지는 신세가 된 것이다.(AI 시대의 도래로 많은 이들이 직업을 잃지 않을까 걱정하는 현대의 우리도 비슷한 신세라고 할까.) 하지만 아직 과도기인 관계로 유신을 통해 근대화를 꾀하는 이들에게 사무라이는 언제든 이 변혁을 방해할 수 있는 집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에 이들을 완전히 사라지게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닌 강경파들이 사무라이들을 상금으로 유혹해 서바이벌 게임으로 유혹하면서 이 시리즈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시리즈의 성패는 드라마적 요소에 있다기 보다는 과연 사무라이들의 서바이벌 즉 검투를 비롯한 다양한 격투 장면이 어떻게 묘사되느냐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이쿠사가미;전쟁의 신>은 꽤 성공한 시리즈가 될 것 같다. 모든 액션 장면마다 최대한의 공을 들이지는 않아 보이지만, 각 회마다 눈길을 끄는 격투장면이 있다. 특히 검을 다루는 주인공의 전광석화같은 검술이 매력적이다. <바람의 검심>을 연상시키는 재빠른 칼부림에 혀를 내두른다. 여기에 홋카이도 출신의 아이누 카무이코차의 활은 마치 요술을 부리듯 변화무쌍해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영화 <최종병기 활>이나,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영화 <원티드>의 총알이 연상된다.)  


물론 이런 액션 장면만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계속 잡아끄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래서 교토에서 도쿄까지 가야하는 이들의 여정과 과연 마지막 도착지인 도쿄에 누가 살아남을 것인지,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은 도쿄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될 지 등등의 이야기도 꽤 흥미롭다. 다만 이 이야기의 재미는 시즌1이 아닌 시즌2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질 듯 싶다. 액션의 재미와 이야기의 흥미가 더욱 진해지길 바라며 시즌2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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