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하루살이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는 <길복순>의 스핀오프다. 길복순이 자신이 몸담고 있던 살인청부회사의 대표를 죽인 이후의 일들이 사마귀라 불리는 한울이라는 젊은 킬러와 그의 동기 재이, 그리고 은퇴했던 킬러 독고라는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사마귀>를 기다리며 기대했던 것은 액션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사마귀>는 액션영화라고 장르를 구분짓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액션의 분량도 분량이지만 표현도 압도적이지 못하다. 사마귀가 쓰는 낫, 재이의 칼, 독고의 톤파라는 무기가 갖는 개성도 크게 드러나지 못한데다, 속도감도 다소 떨어진다. <사마귀>가 사용하는 낫이라는 무기가 독특해 보이지만 액션 속에 그려지는 그만의 특별함을 찾기도 힘들다.


반면 <사마귀>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취직과 창업이 힘들다는 드라마적 성격이 오히려 짙게 드러난다. 청부업 회사인 MK엔터는 일종의 대기업인 셈이고, 나머지 군소 청부업자들이 있고, 이들 회사에 속하지 못하는 이들은 무직자로 불린다. 이들은 MK가 정한 세가지 규칙을 꼭 지켜야 하며, 만약 이 규칙을 어길 시에는 MK가 징벌을 가한다. 하지만 MK의 대표가 길복순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 킬러업계에서도 지각변동의 가능성이 생긴다. 이에 사마귀는 독립을 선언하고, 사마귀 컴퍼니를 차리지만, 그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살인 의뢰를 따는 것이 쉽지 않다. 독고가 MK를 재건하면서 큰 의뢰는 MK가 가져가는데다, 기업체의 후원을 받으며 재이가 새 회사를 차리면서 그 세를 불려가는 바람에 더욱 어려움에 처한다. 대기업의 권력과 횡포, 창업의 어려움을 킬러 업계를 빌려 풍자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아주 고전적인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를 더했다. 탁월한 재능을 가진 이와 그 재능을 결코 이길 수 없는 2인자의 설움이 <사마귀>에서는 2세대에 걸쳐 보여주고 있다. 다만 재능을 가진 이가 2인자를 생각하며 베푸는 호의가 2인자의 입장에선 동정으로 받아들여지는 인식의 차이가 가져오는 갈등이 부각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분명 액션영화이지만 액션을 기대한다면 <사마귀>는 흡족하지 못하다. 오히려 드라마적 요소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