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내가 된다는 것>을 읽고 나서 기억나는 것은 딱 하나다. 요즘 인공지능 AI의 급격한 발달로 미래를 디스토피아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이 많다. 특히 <특이점>을 언급하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면,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점이 힘을 얻는 듯 보인다.
그런데 이 책 <내가 된다는 것>은 그런 특이점으로 인해 인간 사회가 위협을 받을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고, 게다가 그 시기도 먼 미래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개인적으로 책을 온전히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 보니 확신하기가 힘들다)
저자인 아닐 세스는 지능과 의식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지능이 고도로 발달했다고 해서 꼭 의식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의식과 지능은 별개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유의지라는 것도 의식이 전제가 되어야 하기에, 인공지능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어떤 (순수한?) 목표를 위해 인간을 위협할 일 또한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의식이란 지능보다는 오히려 감정 쪽에 가까워 보인다. 생명체란 생존을 위한 기계이며, 따라서 몸뚱아리의 보존을 위해 주위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전달 받은 것을 취합하여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고 생존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의식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휴~ 이 책을 읽고서 나름 정리해 본 생각이지만, 제대로 읽었는지 결코 장담할 수 없다)
아무튼 의식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답을 내리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유의지란 정말 가능한 것일까? 까지 묻는다면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아닐 세스의 <내가 된다는 것>을 읽으며 얼핏 의식과 의지란 무엇일지 살짝 접근한 듯 여겨지다가도 도통 안개 속이다. 아무래도 시간이 조금 더 흘러 또다른 지식과 지혜를 쌓은 후 다시 읽어보아야 할 책일지 모르겠다. 아무튼 단 한 번의 독서로 이 책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언젠가 다시 이 책을 손에 쥐고 읽을 날을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