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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5년 4월 12일~15일 비 갬 비 갬 눈 잠깐 비


4월인데도 최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중순에 눈까지 내려 농사를 짓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이상 기후가 계속된다면, 노지에서 농사를 짓는 일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이제 농사는 시설을 지어 에너지를 고도로 투입해 기후를 제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아무튼 날씨 탓에 조금씩 뒤로 미뤄진 정식을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어서 비가 흠뻑 온다는 예보를 믿고 행동에 나섰다. 브로콜리와 양배추를 각각 5개씩, 상추를 10여 개 이상 심었다. 



원래 골을 파지 않고 될 수 있으면 흙을 뒤집지 않는 즉 무경운 농법을 지향하고 있지만, 이미 풀들이 잔뜩 인데다, 요즈음 비가 쏟아지면 무섭게 내리부어서, 살짝 골을 파기로 했다. 오전 중 밭을 고르고 정식을 한 후 물을 따로 주지 않았다. 오후부터 비가 쏟아진다는 예보를 믿고 놔 두었다. 

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고 물을 주어야 했나 싶은 마음이 꿈틀꿈틀 일어날 때쯤 비가 한 두 방울 내리기 시작했다. 



한 두 방울 내리던 비가 밤새 꾸준히 내렸다. 다음날 흙이 어느 정도 촉촉히 젖어 있고 모종은 잘 활착된 듯 보인다. 비가 이렇게 사납지 않고 부드럽게 반나절 내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 하지만 날씨가 어디 바라던 대로 이뤄진더가. 



15일 아침에는 온도계가 영하 1도를 가리킨다. 강아지 물통의 물이 얼지는 않았지만 살얼음이 언 곳도 보인다. 브로콜리 잎에 맺어진 물방울은 꼭 얼어붙을 기세다. 다행히 얼지는 않은 듯한데 동해를 입었을련지도 모르겠다. 내일 오전까지는 1~2도 수준이라니 잘 견뎌주기를 바랄 뿐이다. 앞으로 또 어떤 날씨가 닥칠지, 또 어떤 벌레들이 덤벼들지 모르겠지만, 부디 잘 이겨내서 튼튼하게 자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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