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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시리즈 <미싱 유>. 영국. 드라마, 스릴러, 15세 이상, 5부작. 스릴러의 제왕이라 불리는 할런 코벤 소설 원작. 원작은 2015년 출간되었고, 한국어 번역으로 2016년 출판됨. 사랑했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헤어진 연인은 아직도 내 마음 속에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 살고 있을까. 특유의 반전은 쫄깃하지만, 한 번 더 내민 또 다른 반전은 살짝 억지스럽다. ★★★☆ 7점/10점


2. 캣 도너번 형사는친구가 깔아놓은 음악 매칭 데이트 앱에서 11년 전 헤어졌던 약혼자의 프로필을 보게 된다. 아직도 그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기에 연락을 취해 보지만, 거절 당한다. 때마침, 자신의 어머니가 캣 형사의 전 약혼자와 만나 해외여행을 떠났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한 소년이 사건을 의뢰한다. 캣은 자신이 알던 전 약혼자와 다른 모습을 전해 들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전 약혼자를 찾아 나선다. 과연 전 약혼자는 어디에서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걸까.    


3. 할런 코벤의 소설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다만 이번이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시리즈의 두 번째 감상. 2010년대 쓰여진 할런 코벤 소설의 특성일까. 처음 보았던 폴란드 드라마 <단 한 번의 시선>과 얼개가 많이 닮아 있다. 먼저 작품의 제목은 노래 제목을 따 왔다. 2.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은 여성이다. 3.이들은 사건 해결에 나서면서 자신의 연인이 자신이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모습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4.그의 주변 인물들과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과거의 사건과 얽혀 있음도 드러나게 된다.  


4. <미싱 유>에서는 데이트 앱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앱을 통해 범죄가 발생한다. 우리의 경우엔 중고마켓 앱 등을 통해 범죄가 발생한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간간히 접하곤 한다. 신혜선이 주연했던 2023년 영화 <타겟>이 이를 소재로 하기도 했다. 

사기범죄는 인간의 욕망과 직결되어 있다. 사람의 욕망을 이용해 범죄 대상자를 꾀어낸다. 욕망에 휩싸여 있는 상태에서는 그것이 사기임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 중의 하나는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도 이런 연결의 욕망이 원동력이다. 지금도 수많은 프로그램이 짝짓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시리즈 <미싱 유>에서 데이트 앱을 범죄의 도구로 들고 나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사기가 판을 친다 해도 누군가와 이어지고 싶어하는 욕망을 잠재울 수는 없을 것이다.


5. <미싱 유>에서는 두 개의 반전이 있다. 전 약혼자의 정체가 드러나는 반전과 캣 형사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반전이다. 첫 번째 반전은 이야기의 소재와 잘 버무러져 흥미를 돋궈 준다. 하지만 두 번째 반전은 조금 억지스럽다. 반전을 위한 반전이라고나 할까. 두번째 반전을 가져다 준 사건이 물론 가능한 일일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이 두 번째 반전이 있어야 시리즈 속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반전은 약점이 되기도 강점이 되기도 한다. 


6. 아무튼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부디 감추지 말고 솔직해지자. 때론 묻어두고 감추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에 배려라는 명목으로 '하얀'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 사랑하는 이들에겐 감춘다는 배려가 독이 될지도 모른다. 힘들지라도 함께 헤쳐나가는 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일이 그렇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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