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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137분/ SF, 드라마/봉준호 감독, 로버트 패티슨 주연/ 원작 소설 애드워드 애슈턴 <미키7>/ 기대치를 살짝 낮추고 본다면 여전히 재미있는 봉준호 표 드라마. ★★★★ 8점/10점


2. 마카롱 장사를 위해 사채 빚을 빌렸다 망한 미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정치인 마셜의 얼음개척 행성단의 우주선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특별한 재능이 없어 익스펜더블이라는 직책으로 지원하는데, 이 익스펜더블은 기억을 메모리칩에 옮기고, 몸뚱아리는 3D프린터로 만들어지는 실험체다. 익스펜더블은 목숨을 위협하는 각종 실험, 예를 들어 우주방사선을 쬔다든가, 행성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의 일에 사용된다. 이로 인해 죽으면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한다. 영화의 주인공 미키17은 이렇게 4년 간의 우주비행을 끝내고 얼음행성 니플하임에 도착 후 이 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마주치는 미키의 17번째 복사체다. 크리퍼는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알려져 있어 당연히 17번째 미키가 죽었을 것이라 판단, 18번째 미키가 만들어지는데, 다행히 17번째 미키는 목숨을 구한다. 하지만 미키 17과 18이 마주치는 멀티플 상황이 발생하고, 멀티플은 범죄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기에- 한 명은 범죄를 저지르고, 다른 한 명은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심지어 멀티플은 모두 죽음에 처해지고, 그의 메모리도 삭제된다. 과연 미키17과 18은 멀티플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까?


3. 영화 초반부는 위의 줄거리를 현재의 미키 모습과 과거의 미키 행적을 교차로 보여주며 설명을 해 간다. 언뜻 유튜브의 영화 줄거리 설명과도 비슷한 방식이다. 이런 방식의 이야기 전개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흥미진진하겠다. 하지만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멀티플 상황까지 다소 장황하기까지 하며 밑밥을 위해 구구절절 설명한다는 느낌도 든다. 또한 줄거리 요약같은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멀티플 상황까지의 짤막한 소강 상태가 있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4. 멀티플 상황부터 이야기는 갈등이 고조되며 집중력이 높아진다. 미키가 어떻게 생명을 부지할 것인지, 행성의 원주민이라 할 수 있는 크리퍼와 인간은 어떻게 관계를 맺을 지가 관심사다. 특히 크리퍼와 인간의 관계는 제국주의적 풍자로 가득 차 생각하는 재미도 준다. 더군다나 우주선의 선장 격인 정치인 마셜은 트럼프를 연상케 하는 제스처와 말투가 인상적이며, 그를 둘러싼 부인과 참모는 우리 정치인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이 연상은 영화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재미를 주기도 한다. 


5. 이와 함께 생각할 부분은 익스펜더블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봉준호가 말하듯 언제든 대체가능한 노동자를 빗댄 모습으로 볼 수 있겠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휴머노이드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일본 애니메이션 <아인>에서는 죽지 않는 육체를 지닌 초능력자를 사로잡은 정부가 기업과 정부의 이익을 위한 실험체로 아인을 사용한다. 아인과 미키가 겹쳐 보이는 부분이다. <아인>에서는 이 부당한 모습에 혁명을 꿈꾸는 단체가 등장하는데, 미키는 이 부분까지는 나아가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반면 그간의 봉준호와 달리 다소 희망찬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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