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漂麥 (표맥)
  • 매경 아웃룩 2017 대예측
  • 매경이코노미 엮음
  • 18,000원 (10%1,000)
  • 2016-11-01
  • : 167

혼란스럽다. 위태롭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 요즈음 한국의 제반 사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안으로는 순실의 시대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경제면에서도 "꼼짝없는 저성장 국면에 '투자·소비, 좋은 게 하나 없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밖으로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목을 조여 오는 형국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전부 강골들만 보인다. 미국의 트럼프는 예측불가의 언행으로 우릴 두렵게 하고, 중국의 시진핑도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평가 받고 있다. 푸틴도 강력한 러시아 건설을 추구하는 독재자 스타일이고 아베는 언급하기도 싫은 극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핵무기 협박질의 북한도 만만찮다.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도 우려스럽지만 트럼프의 자국 우선 보호무역주의도 걱정거리다. 트럼프의 행정 명령을 보면 지금까지의 천조국이란 미국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쇠락하는 명가의 몸부림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게다가 요 며칠 동안 위안화, 유로화,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환율조작' 공격의 다음 칼날이 한국으로 향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균형 환율이 아니라 대미 흑자가 큰 나라들이 알아서 기라는 거 아니겠나. 미국의 기준금리인상과 맞물린 달러 강세가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원화강세 = 달러약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달러로 결제를 해야하는 기업의 입장에선 당혹! 그 자체다.

 

언젠가부터 새해의 우리 경제 진단 예측이 항상 부정적이었지만 올해는 어떤 보고서를 봐도 그 정도가 정말 우려스럽다. 그래도 이런 사실을 알고 때론 조심스럽게 때론 도전적으로 나아가면 길이 보일 터, 물론 그러자고 이런 <2017 대예측 매경아웃룩 - 2017년 경영계획 수립의 필독서> 같은 책을 읽는 거지만 조금은 아찔하기도 하다. 이 책은 약간의 짜증나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여느 진단예측서 보다도 유용하다. _단점이란 이 책의 앞부분 10장과 뒷부분 2장이 일반 서적에서 볼 수 없는, 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올 칼라 광고로 채워져 있다는 거다. 그러고도 책값은 20,000원. 광고를 이 정도 실었으면 보다 싸게 보급하여 널리 읽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은 일 아닌가?_

 

하지만 내용면에선 매우 알찬 구성이었다. 'Ⅰ부. 경제 확대경'에서 다루는 '2017년 10대 트렌드'는 김난도의 <트렌드 코리아>처럼 예측 트렌드의 키워드 첫 글자를 재조합하여 'HIDDEN CARD', 즉 한국 경제에 다가오는 퍼펙트 스톰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숨겨진 해법'을 찾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Hyper connection 초연결(사물인터넷), Instauration 혁신((4차 산업혁명, AR 증강현실, VR 가상현실, AI 인공지능), Depression 불경기·불황, Debt economy 부채 경제, Election 선거, New normal 비혼족·혼밥·혼술, Cashless 현금 없는 사회, Aging society 초고령사회, Restructuring 구조조정, Dutch pay 각자내기 이렇게 10가지인데 간결하면서도 설득력이 있더라.


'Ⅱ. 2017 7大 이슈'도 아주 맥을 잘 짚었다. 1997년·2008년 이어 10년 주기 위기설 불안감이라든지, 바이오·스마트카·전기차·AI 등 차세대 성장동력 문제, 북한 핵위협과 남북관계 전망, 조선·철강·해운 퇴출 위기로 읽어내는 주요 산업 구조조정, 차이나 리스크, 19대 대선 전망, 심화되는 미국의 자국우선 보호주의 등은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하는 큰 난제들이기에 집중하여 읽었다.
'Ⅲ. 지표로 보는 한국 경제'편도 아주 읽을 만했다. 전체를 통찰해 보면 '2%대 경제성장률과 1%대 중반 소비자물가 상승률'... 올해 한국 경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라 하겠다.  대량실업·가계부채 등의 악재로 소비 침체가 한층 심화될 것이며, 나랏빚이 GDP의 40% 돌파하여 복지구조조정·증세는 불가피하고, 미국의 고립주의·중국의 추격 등으로 흑자 규모는 대폭 감소할 거란 전망이다. 우울하네...


 2017년을 예측하는 여러 책을 읽어본 결과 올해 우리 경제는 '불확실성과 저성장'으로 귀착되더라. 글로벌 변동성이 커진다면 당연히 그 방향성을 잘 읽어야 살아남는다. 이 <매경 아웃룩>은 이런 인식을 공유하기에 적절한 책이라고 느꼈다. 대중성(일반 트렌드 책)과 전문성(경제 연구소 보고서)을 겸비하여 일반인이 읽어도 어렵지 않도록 잘 전개하였네. 사실 이런 정도의 자료들은 온라인에서 난무하다시피 하지만, 이를 일관성 있고 믿을 수 있는 정보로 가공하는 것은 매경 집필진의 깊은 내공과 능력이 잘 어우러진 결과일 것이다. 칭찬할만한 책이었다. 대신 내년에는 쓸데없는(?) 잡지형 광고를 빼고 출판하거나, 지금처럼 광고를 실을 거면 반에 반값 정도에 출판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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